"中, '외자 100%' 전기차업체 설립 허용 검토"

사진=블룸버그

중국이 외국 자동차업체가 자유무역구에서 100%의 지분을 갖는 전기차 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중국은 1994년 외국 자동차회사가 자국에 진출하려면 현지 회사와 합작사를 설립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제를 도입했다. 자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조치였다. 외국 기업은 합작사 지분을 5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유무역구 내에서 이 규제를 철폐해 외국 기업이 지분 100%를 갖는 전기차업체를 설립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식통들은 아직 최종 결정된 게 아니라면서도 이르면 내년에 합작사 외국 지분 50% 제한 규제가 풀릴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오토바이와 배터리 제조시설에 한해 외국 기업의 100% 지분 보유를 허용했다.

전기차에 대한 지분 규제가 풀리면 중국 진출을 추진하는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를 비롯한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자체 생산시설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테슬라는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시 정부와 현지 생산을 위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상하이는 중국의 11개 자유무역구 가운데 하나를 갖고 있다.


독일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은 이미 중국에서 현지 업체인 안후이장화이와 전기차 생산을 위한 제휴를 맺었고 미국 포드는 안후이중타이와 전기차 생산 합작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외국인직접투자(FDI)를 관할하는 중국 상무부는 블룸버그에 보낸 e메일에서 "국무원 주도로 다른 부처와 협력해 신에너지 제조부문을 외국인에게 개방하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국무원이 지난달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을 포함한 분야로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권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2015년에 발표한 제조업 진흥책 '메이드 인 차이나 2025'에서 중점 육성해야 할 10대 첨단산업 가운데 하나로 신에너지차(NEV)를 꼽았다. 2025년까지 NEV 판매 대수를 연간 700만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50만7000대의 NEV가 팔렸다.

중국 정부의 든든한 보조금 정책과 판매 급증세에 힘입어 중국에서는 이미 200여개 기업이 NEV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신구오빈 중국 산업정보기술부 차관은 지난 9일 중국 톈진의 한 자동차 포럼에서 정부가 관계부처 및 규제당국과 함께 내연기관차의 생산·판매 중단 시점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내연기관차 퇴출 시기를 저울질하는 건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 등 환경 문제를 둘러싼 우려가 큰 데다 연료 수입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