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사라진 '노동부'...우울한 고용부문 공무원들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오전 강원 춘천시 남춘천역 광장에 마련된 '찾아가는 현장노동청'을 찾아 노동자의 제안을 접수받고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연일 노동현장을 찾는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고용부문 국·과장들의 소외감이 심해지고 있다.

과거 ‘노동부’였던 고용노동부는 2010년 정부 내 고용정책 총괄 부처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재의 명칭을 갖게 됐다. 또 부처 목적에 ‘고용정책의 총괄’ 기능을 명기하기도 했다. 정식 약칭 역시 노동부가 아닌 고용부다. 결국 낙마한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노동부’라고 쓰겠다고 했지만 김 장관이 취임한 뒤 약칭은 그대로 뒀다.

하지만 김 장관이 노동 현안에 집중하다 보니 정작 고용창출 정책에는 소홀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는 사이에 정작 일자리 정책의 컨트롤타워는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아닌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에서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모양새가 됐다.

김 장관은 취임 첫 행보로 지방노동청을 방문하는 등 현장 중심의 노동행정을 강조해왔다. 노동행정, 노사관계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도는 양대노총 방문과 각 재계단체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10곳의 현장노동청을 설치하고 일주일 새 7곳을 찾아 다녔다.

이같은 ‘노동 쏠림’ 때문에 다음번 고용부 기획조정실장 역시 노동 부문 국장 중 한 명이 차지할 것이란 예상이 팽배하다. 이 자리는 지난 18일 박종길 기획조정실장이 조용히 사임한 뒤 현재 김용호 정책기획관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일자리 대통령’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 출범에 힘입어 사기가 올랐던 고용부문 공무원들은 ‘도로 노동부’로 돌아가는 부처 분위기에 좌불안석이다. 암암리에 존재하던 고용-노동 부문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고용 부문 공무원은 “일자리 정부에서 고용부의 위상이 올라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실제로 예산 편성도 많이 받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장관이 노동현장 행보만큼 일자리정책 현장에도 좀 더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