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금호타이어 회생 긍정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0일 금호타이어의 회생 가능성에 대해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협조해서 고통을 분담한다면 충분히 회생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긍정적'이라는 평가는 금호타이어 기업 본연의 경쟁력에 대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신임 이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경영방침과 함께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2017.9.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가 2015년에 워크아웃을 졸업한 후 왜 이렇게 빠른 속도로 경영이 악화됐는지 분석·검토 중이고 이를 전제로 앞으로 금호타이어가 살 수 있는지 판단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의 자구안에 대해서는 "자구안이 실현 가능한지, 자구안대로 실행했을 때 금호타이어가 회생 가능한지를 놓고 검토 중"이라며 "채권단과도 면밀히 협의해 내주 쯤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긍정적'이라는 평가에 대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의 자구안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이런저런 부분을 고치면 회생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일 뿐"이라며 "이 같은 큰 그림 속에 박 회장의 자구안을 담는다면 박 회장에게 (금호타이어 회생을) 맡기는 것이고 아니라면 (박 회장이)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르면 내주 초 늦어지면 내주 후반쯤 주주협의회가 있을 예정이며 자구안에 대한 평가는 내가 함부로 얘기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기업의 이해당사자는 주주·근로자·채권단은 물론 지역사회 등 여럿"이라며 "지역과 산업은행, 국가의 이해가 다르지 않은 만큼 금호타이어 회생을 위해 이들이 모두 동참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능한 일자리를 많이 유지하는 방향으로 기업 회생을 추진한다면 정치권도 오히려 지원을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은의 기업 구조조정 원칙에 대해서는 독자생존, 일자리 유지, 조속한 정상화를 꼽았다. 이 회장은 '일자리 창출과 구조조정이 상충될 수 있다'는 질문에 "기업 구조조정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독자 생존이고 장기적으로는 의미있는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가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일자리 창출과 구조조정이 크게 배치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 경제라인의 지원을 받는다는 의혹의 시선에 대해선 "현 정부와 정책 철학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는 부인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현 정부에서는 원칙에 어긋나는 요구가 없으리라 단언하지만, 그런 일이 있더라도 한 기관을 책임지는 기관장으로서 제 의견을 전달하고 협의해 나가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산은 경영비전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철학에 맞춰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을 이끄는데 일조해야 한다"며 "점진적으로 대기업에 대한 지원은 줄이면서 혁신·창업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대출·직접·간접·플랫폼을 통한 투자 등을 다양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대우건설 매각에 대해서는 "주가 하락 등의 문제가 있지만 실사단계를 거쳐서 이달 말쯤 매각공고를 낼 것"이라며 "순차적으로 절차를 거치면 내년 초쯤에는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조선업에 대해서는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 대우조선해양도 2차로 2조9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유동성이 개선돼 자금 필요성이 없어지면서 현재 6000억원만 투입됐다"면서도 "앞으로 조선업의 업황이 어떤지 예의주시하며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