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숨통' 트일까…공항공사협의·제도개선책에 '반신반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체제 하 고전하고 있는 면세업계가 인천공항공사의 임대료 조정 협상 제시와 정부 제도개선안 마련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이날 오후 공항면세점 사업을 운영하는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과 공항면세점 임대료 조정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실무자급이 참석해 △공항면세점 운영현황 △매출 증감 및 애로사항 △희망 조정사항 등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전일 에스엠, 엔타스 등 중소중견면세점들과 회의를 진행한데 이어 본격적으로 면세사업자들과 임대료 관련 논의를 시작하는 움직임이다.


가장 큰 임대료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롯데면세점도 전일 인천공항공사로부터 공식 임대료 협의 진행과 관련한 공문을 받았다. 지난 12일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 측에 발송한 임대료 조정관련 공문에 대한 회신으로 일자와 참석자 등을 확정해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협의가 진행될 계획이다.

면세업계는 이같은 움직임을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간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조정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밝혀왔던만큼 고무적이라는 것.

임대료 조정이 불가할 경우 '인천공항면세점 사업 철수' 카드까지 꺼낸 롯데면세점의 경우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대대적인 임대료 구조 변경안을 만들어 제시한 상황이다. 내년 매출이 지난해, 올해와 유사한 수준에 머무른다면 1조원 이상을 임대료로 지불해 연매출이 고스란히 그해 임대료로 나가는 사태까지 발생한다는 절박감에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을 방문해 관계자에게 업계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사진=뉴스1

하지만 인천공항공사가 롯데 측이 제시한 수준의 '파격적인' 구조 조정에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란게 대체적인 업계 반응이다.


인천공항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한 면세점 관계자는 "어렵게 임대료 조정 협의 물꼬를 트게 돼 반가운 상황이지만 과연 인천공항공사가 실효성있는 범위까지 조정을 할지는 미지수"라며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경우 또 한번 업계에서 '철수 카드'를 꺼내는 등 협상 과정이 녹록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면세점 특허(특별허가) 심사 제도 개선 방안을 이달말 발표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전일 롯데, 신라, 신세계 등 각사 대표들과 만나 면세점 제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 개선안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것.

이에 관련해 면세업계는 당장 다음주까지 현 제도를 파격적으로 바꾸는 안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편 불투명한 '탁상 행정'이 대폭 개선되는 것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수년 일관성 없는 면세정책, 불투명한 입찰 실시로 면세업계가 혼란에 빠졌고 사드까지 겹치며 다수기업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독점권을 납부하는 현행 특허제에서 신고제, 등록제 쪽으로 방향을 틀어 파격적으로 제도 개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허제도를 어떻게 수정하든 최소한 입찰과정 및 임대료, 수수료 문제 등에 있어 합리적이고 투명한 과정을 거칠 수 있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부당한 업계피해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