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연초대비 수익률 64%…'비트코인 ETF'

최근 월가 큰손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우려 섞인 발언이 보도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투기를 넘어 "비트코인은 사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세를 보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마냥 지켜보기가 아쉽다. 20일 비트코인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약 3886달러(약 438만원) 수준이다. 지난 1일 495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2주간 35%가량 빠졌지만 다시 반등중이다. 연초 기준으로는 여전히 4배 가까이 올랐다.

해킹 위험 등으로 비트코인 직접 투자가 꺼려진다면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최근 높아진 비트코인 투자 열기에도 불구하고 아직 비트코인의 제도권 내 흡수 논의는 크게 진전되지 않아 상품군은 제한적이다.

현재로서는 스웨덴 나스닥증권거래소(OMX)에 상장돼 있는 스웨덴 크로나를 거래통화로 하는 'Bitcoin Tracker One'(티커명 : COINXBT SS)과 유로화를 거래통화로 하는 'Bitcoin Tracker EUR(COINXBE SS)'이 거의 유일한 비트코인 ETF다. 이들 펀드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 100% 노출된 ETN(상장지수채권)으로 연초 대비 수익률은 각각 274%, 279%에 달한다. 그러나 한국거래소와 스웨덴 증권거래소 간 협정이 맺어져 있지 않아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비트코인 ETF에 투자하려는 국내 투자자들의 유일한 대안은 비트코인을 상품군으로 담고 있는 미국 ARK자산운용의 'ARK Web x.0 ETF'(ARKW) 펀드라고 할 수 있다.


ARK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는데, ARKW를 구성하는 여러 기술분야 가운데 5%를 블록체인과 P2P(Peer to Peer·다자간 파일 공유)가 차지하고 있다. 이 블록체인과 P2P 비중 안에 미국의 장외거래 사모펀드인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인베스트먼트 트러스트'(GBTC)가 포함돼 있다. 펀드 운용규모는 9200만달러로, 연초 대비 수익률은 약 64%에 달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알파전략 팀장은 "최근 월가 큰손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경계감에도 실제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빠지지 않았다"면서 "특히나 비트코인과 같이 실체가 없는 상품이라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일단 가장 합리적이라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RKW와 같이 해외에 상장된 글로벌 ETF의 경우 국내 상장 해외 ETF보다 세금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글로벌 ETF는 수익의 비과세 25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 22%(국내 상장 해외 ETF는 15.4%)가 적용된다. 또 세율이 높은 대신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거래통화로 환전을 해야 하고 국가별로 증시 거래시간이 다르다는 점, 종목별로 거래단위가 다른 경우가 있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 아울러 해외 증시는 대부분 가격 제한폭이 없어 국내 증시보다 변동성이 클 수 있다.

한편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제도권 내로 흡수하려는 움직임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일본 금융정보 회사 피스코가 비트코인을 담보로 한 채권을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옵션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최근 비트코인 파생상품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3월 비트코인 ETF 상장 승인을 불허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이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