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그룹, 부동산금융 과다…신용집중 우려"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김명룡 기자

메리츠금융그룹 부동산 순 위험노출액(단위: 조원)/사진제공=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가 메리츠금융그룹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꾸준히 증가해 14조7000억원에 이른다며 신용집중위험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메리츠금융이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주요 계열사 간 공동 투자를 확대해온 터라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위험이 그룹사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의 리스크관리장치가 견고하고 안정적이긴 하지만 과도한 쏠림현상에 대한 경고음 울린 것으로 평가된다.

20일 한신평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14조7000억원(6월 현재)으로 지난해말 13조6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이 늘었다. 2015년 12월의 10조7000억원에 비해서는 4조원 가량 늘었다. 특히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의 익스포저는 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말(6조4000억원)보다 7000억원이 늘었다.

권대정 한신평 금융평가본부 실장은 "메리츠금융은 거액 부동산금융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신용집중 위험이 내재돼 있다"며 "동일 프로젝트 공동 인수 등 계열사간 위험 연계성이 증가해 유사시 그룹사 지원가능성도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 (6,100원 ▼200 -3.17%)은 2011년 부동산금융시장에 진출,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이라는 상품을 개발해 초과이익을 누려왔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증권, 보험, 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간 공동 투자에 나서며 대형 딜(거래) 인수 역량을 높였다.

한신평은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거나 장기화될 경우 위험이 전 그룹사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위기가 발생할 경우 메리츠캐피탈에 대한 금융그룹의 지원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 부동산금융 비중을 줄인다하더라도 이에 따른 수익 공백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봤다.

또 한신평은 메리츠종금증권이 올해 메리츠캐피탈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RCPS(상환전환우선주) 발행 등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했으나 실질적인 증가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금융지주로부터 3800억원의 캐피탈 지분을 현물출자 받아 자본을 늘렸으나 금융그룹 전체적으로 봤을 때의 자본 확충 효과는 없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RCPS 역시 평가목적상 상당 부분을 차입으로 간주했다.

권 실장은 “회계상이 아닌 그룹 통합 실체의 위험 대응능력을 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