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 66% "청탁금지법 시행 1년, 매출 감소"

외식업체 10곳 중 6곳이 일명 '김영란법' 시행 1년동안 매출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시행 1년을 맞이해 외식업체 420개를 대상으로 전화·모바일 조사를 실시, '김영란법 시행 1년 국내 외식업 영향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조사에서 외식업체 66.2%는 부정청탁금지법 1년동안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업체 평균 매출감소율은 22.2%로 나타났다. 외식연구원은 이를 외식시장 전체로 환산할 경우 법 시행 전과 비교해 매출 감소가 14.7%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조사에서 업체 63.5%가 매출 감소를 겪고, 평균 매출감소율이 33.2%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다수 외식업체가 경영난에 폐업, 전업한 것을 고려하면 상황 개선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외식연구원은 설명했다.

매출감소 업체를 업종별로 보면 한식당이 68.8%로 가장 높았으나 일식 66.7%, 중식 64.3% 등 다른 업종과 편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감소율은 일식이 35.0%로 △한식 21.0% △중식 20.9%보다 청탁금지법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법 시행 전후 고객 1인당 평균 지출액(객단가)는 '3만원 이상'인 경우가 시행 전 37.5%였지만 시행 후에는 27.2%로 하락했다. 청탁금지법 식사비 상한액이 3만원인 점이 고객 소비행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각자 계산하는 '더치페이' 비율은 시행 전 23.9%에서 시행 후 38.5%로 상승했다.

외식업체들은 지난 1년간 이같은 경영난을 타개하기위해 다양한 조취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업원 감원(22.9%) △전일제 종업원의 시간제 전환(11.7%) △영업일 혹은 영업시간 단축(12.5%) 등 인건비 절감 조치가 주를 이뤘고 △메뉴 가격 조정(20.6%) △식재료 변경(7.3%) 등이 뒤를 이었다.

외식업계가 현행 3만원인 음식물 제공 상한액이 인상되길 기대하는 가운데 외식업체 사업주들이 희망하는 상한액은 평균 6만8500원으로 조사됐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외식업체들 중 77.9%는 내년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업체들은 내년 시급인상으로 영업이익률이 약 26.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업체들은 75.8%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인력 감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업체들은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외식업이 제외될 경우 경영상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64.0%가 답했다. 업체들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특례업종 폐지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 45.7%가 '휴·폐업 및 업종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장수청 미국 퍼듀대학교 교수는 "현재 외식업계가 겪고 있는 매출감소는 단기에 해결될 가능성이 높지 않고,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 증가요인이 확정된 상태"라며 "많은 외식사업자가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자영업자 대출이 부실화돼 금융기관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이어 "정부에서는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김영란법 음식접대 상한액 인상 등을 포함해 실질적 지원책을 빠른 시간 내에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