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임원 숨진 채 발견…檢 "수사와 무관" 당혹

김인식 KAI 부사장

방산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고위 임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해당 임원에게 소환통보를 하는 등 접촉한 일이 없다며 수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2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김인식 KAI 부사장은 이날 오전 경남 사천시 KAI 직원숙소용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8시42분쯤 김 부사장이 목을 맨 채 숨져 있는 것을 KAI 직원이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김 부사장은 미공군대학원 군수관리학 석사를 마친 공군 준장 출신으로 KAI의 고등훈련기 T-50 개발에 기여한 인물로 하성용 전 KAI 사장(1951년생)과는 경북고 동기다. KAI에서는 수출본부장과 유럽, 중동총괄, 수출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경찰은 김 부사장이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겼고 타살 흔적이 없는 보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서에 검찰 수사 관련 내용이 담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김 부사장의 사망은 수사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검찰은 지난 7월 중순 KAI 경영비리 의혹에 대한 공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이용일)는 "수사와 관련해 김인식 부사장을 조사하거나 소환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검찰 고위 관계자는 "해당 인물은 수사 계획에도 올라있지 않았고, 전화라든지 기타의 방법으로 소환조사를 요구하는 등 통보 자체를 한 일이 없다"며 "현재 KAI 수사의 정점은 하성용 전 KAI 사장으로 보이는데, 만약 고인에게 혐의점이 발견됐다면 하 사장 전에 소환해 조사를 벌이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하 전 사장은 이미 20일 조사를 마치고 검찰에 긴급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중 하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다만 해외사업 관련 경영 의혹이 불거질 경우 KAI 관련 피의자들이 향후 조사에서 숨진 김 부사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김 부사장의 자살이 수사 동력에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대한변협은 2015년에만 검찰 조사를 받던 피의자 17명이 자살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