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우려" vs "성소수자 배려"…'성중립화장실' 논란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성공회대학교 제32대 총학생회가 페이스북에 올린 '성중립화장실'을 설명하는 카드뉴스 게시글./사진=성공회대 제32대 총학생회 '바다' 페이스북 페이지 화면 캡쳐

성공회대 총학생회가 남녀 구분 없이 쓸 수 있는 '성중립화장실'을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이와 관련해 찬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찬성 측은 성중립화장실이 성별 정체성에 관계 없이 누구나 쓸 수 있다고 하는 반면 반대 측은 몰래카메라(이하 몰카) 피해 등이 있을 수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21일 성공회대 제32대 총학생회 '바다'는 성중립화장실 설치를 주요 공약으로 걸고 추진 중이다. 현재 공사장소와 견적 등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4일에는 성중립화장실 설치와 관련해 성공회대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성중립화장실이란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 장애 여부 등에 상관 없이 누구나 쓸 수 있는 화장실이다. 성공회대 총학생회는 성중립화장실 설치 취지에 대해 "기존 화장실은 남자·여자로만 나뉘어져 있었다"며 "그 어느 곳도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공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학생회는 "최근 미국가에서는 대학가와 정부 기관을 중심으로 성중립화장실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립대를 포함 2015년 기준 미국 150여개 대학에서 성중립화장실이 도입된 상태다.

성중립화장실을 찬성하는 측은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활동 보조 서비스를 받는 장애인이나 노인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 박모씨(35)는 "미국에 갔을 때 성중립화장실을 본 적이 있는데, 성별 정체성에 관계 없이 쓸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성소수자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함께 화장실을 쓰는 것 때문에 몰카 범죄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학생 이모씨(26)는 "최근 화장실에서 일어나는 범죄가 많은데 함께 쓴다고 생각하먄 더 불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