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제빵사 등 5378명 직접고용 지시

허영인 SPC그룹 회장. /사진=SPC

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의 협력업체 소속으로 가맹점에서 일하던 제빵사들의 고용 형태를 ‘불법파견’으로 규정하고 5378명을 직접 고용할 것을 지시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사법처리하고 과태료도 부과할 계획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본사에 대한 직접 고용 지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고용부는 지난 7월11일부터 6개 지방고용노동청이 합동으로 실시한 파리바게뜨 본사, 협력업체 11곳, 직영점·위탁점·가맹점 56곳 등 전국 68개소에 대해 이같은 근로감독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고용부는 파리바게뜨가 협력업체에 소속된 채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기사 등에 대해 출근시간 관리같은 지시감독을 하는 등 사실상 직접 지휘·명령을 해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사용사업주로서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파리바게뜨는 제빵기사에 대해 가맹사업법상 교육훈련 외에도 채용·평가·임금·승진 등에 관한 일괄적인 기준을 마련, 시행했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계약의 명칭과 형식을 불문하고 실질적 근로관계에 따라 파리바게뜨가 불법파견을 했다고 결론 내렸다.

고용부는 가맹점주들이 제빵기사에 대한 연장근로 요청 등 업무상 일부 관여한 사실은 있지만 이는 미미한 것일 뿐이라고 파악했다.

그 결과 협력업체는 파견사업주, 파리바게뜨는 사용사업주가 돼 협력업체·파리바게뜨 모두 파견법상 무허가 파견, 파견대상업무 위반 등 불법파견의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협력업체의 경우 파리바게뜨의 퇴직 임직원 등이 설립해 운영 중이다. 단순히 제빵기사 등을 공급하는 기능만 하면서 가맹점주들로부터 도급비를 수령한다.

고용부는 또 제빵기사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등 총 110억1700만원이 이른바 ‘임금 꺾기’ 같은 전산자료 변경을 통해 지급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고용부는 미지급 수당을 조속히 지급하지 않으면 즉각 사법처리하겠다고 했다. 파리바게뜨는 본사 직원들의 각종 고정수당을 통상임금에 넣지 않는 등 총 24억7100만원의 연장근로수당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PC는 가맹점에서 일하면서 가맹점주의 매출과 이익에 기여하는 제빵기사들이 실상 가맹본부를 위해 일한다는 고용부의 판단은 한마디로 ‘논리적 비약’이라며 반발했다.

협력업체들은 독립적으로 10여년 이상 운영됐고 애초 제빵과정이나 기사들의 생리를 잘 아는 제빵기사 출신들이 세운 회사들로 채용·평가·임금·승진 등에 관한 기준 등은 영세한 협력업체가 참고하기 위한 경영지원 차원에서 이뤄졌고 강제한 바도 없다는 게 SPC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