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파리바게뜨 법적 소송 가나… 사회적 논란도 커질 듯

고용노동부가 21일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을 불법파견 형태로 판단해 직접 고용을 지시했지만 SPC가 법적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해 이 문제를 놓고 사회적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의 핵심 근거는 본사의 업무 지시와 가맹사업법 범위를 벗어난 일괄적 인사 기준이었다. 계약상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은 전국 11곳의 협력업체에 소속돼 개인사업주인 가맹점주에게 파견돼 일한다. 이를 고용부는 파리바게뜨 본사의 일괄적 업무 지시와 인사 관리가 있다는 이유로 불법 파견으로 본 것이다.


임영미 고용부 고용차별개선과장은 현대자동차의 예를 들며 “2차 하청 업무는 현대차 공장에서 일어나지 않지만 법원에서는 실제 지휘가 있었다면 장소가 다르더라도 사용자로 봤다”며 “파리바게뜨 역시 본사와 가맹점의 장소가 다르다고 실제 사용주가 아니라는 것은 노동법을 회피하고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SPC는 개인사업자인 가맹점주들이 매장에서 빵을 굽기 위해 제빵기사를 고용해야 하는데 구인이 쉽지 않아 본부가 협력사를 통해 알선해줬을 뿐이라며 반박했다. 업무지시는 어디까지나 가맹사업법상 가맹점에 대한 지원차원이었다는 것이다.

SPC 관계자는 “파리바게뜨 본부와 제빵기사의 소통은 가맹사업법 5조 ‘가맹본부의 준수사항’에 담긴 상품용역의 품질관리나 판매기법 개발을 위한 노력과 교육훈련, 지속적 조언과 지원 등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가맹점내 에서 대부분의 업무지시나 근로시간 지시, 작업배치, 근태관리 등은 가맹점주가 했고 파리바게뜨 본부는 전문지식이 없는 가맹점주의 편의를 위해 위생이나 품질관리 관련 업무지시에만 국한됐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고용부가 가맹점주의 지시는 축소하고 본부에만 책임을 지워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만약 제빵기사들이 가맹본부를 위해 일한다는 고용부의 논리라면 파리바게뜨 본부가 굳이 제빵기사들에게 업무지시를 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리바게뜨 본부는 휴면반죽(빵의 원료인 생지)을 가맹점에 납품 판매하는데 이를 제조기사가 잘 굽도록 지시하는 것은 가맹점에 도움이 될 뿐 가맹본부와는 무관하다. 오히려 제조기사가 미숙해 빵을 태우거나 덜 구워 폐기하면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생지를 더 팔 수 있어 이득이 된다.

고용부는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 등 5378명을 직접고용한 뒤 가맹점주와 도급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보지만 이 역시 근본적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파리바게뜨 본부가 직접 고용을 하더라도 제빵기사들의 근무 장소는 가맹점이고 현장에서 가맹점주의 직접 업무지시는 위법이다. 현실적으로 가맹점주가 제빵기사에 업무지시를 할 수 밖에 없어 또다시 불법파견 논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고용부는 제빵업종 중 유독 파리바게뜨가 지휘감독을 지나치게 했다고 판단하면서도 뚜레쥬르 등 동종업계의 고용형태 역시 조사할 예정이어서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고용부의 결론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법 전문가인 홍성 변호사(법무법인 화우)는 “협력사와 도급관계가 전혀 없는 가맹본부가 가맹점 품질관리를 위해 업무지시한 것을 불법파견으로 해석하는 것은 현행 파견법의 법리를 넘어서는 것”이라면서 “도급계약자인 가맹점주가 주로 업무 지시한 것이라면 실사용사업자인 만큼 가맹점주가 고용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