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변화 롤모델 '융합연구단'…3가지 비결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자의 자율·책임·협력을 중심으로 한 연구 생태계로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연구회)의 융합연구단 운영시스템이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있다.


‘융합연구단’은 각 정부출연연구기관·대학·민간기업의 연구인력들이 보유한 핵심 기술을 서로 결합해 국가 사회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상용화 제품까지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는 현재 국가 R&D 제도 중 개방형 융합문화 정착, 장기적으로 대형 융합성과를 창출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연구조직과 다른 융합연구단의 특징 3가지를 짚어봤다.

◇‘문제 해결형 R&D’ 기획 도입=기존의 국가 R&D가 공급자(연구자)가 문제를 내고 푸는 방식이었다면, 융합연구단의 ‘문제해결형 R&D’는 국민과 사회, 기업 등 수요자에 의해 제기된 문제를 공급자가 푸는 방식이다. 연구회 측은 “‘문제정의서’를 도출한 후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안하는 R&D 기획 프로세서를 도입해 고령화, 기후변화, 안전, 보건·의료 문제 등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보다 효율적이고 실질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과제 초기부터 종료까지 ‘책임평가위원’ 운영=지금까지 R&D 평가는 선정-중간-최종평가 단계별로 평가위원이 달라 본래 과제의 성격, 선정배경, 연구목표 등에 대한 이해도와 프로젝트의 일관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따랐다. 하지만 융합연구단은 전문가가 과제 초기 단계에서부터 종료 시점까지 자문·평가·컨설팅을 지원하는 ‘책임평가위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의 연속성·전문성·책임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책임평가위원은 과학기술 분야 2인, 경제산업 분야 1인으로 구성되며, 상시자문을 통해 융합연구단 사업을 성공으로 견인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노희철 융합연구지원부장은 “책임평가위원제는 최종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에만 관심을 뒀던 기존 제도와 달리 R&D 과제의 상시적인 점검과 평가, 컨설팅 등을 지원해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연구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이뤄지던 연차 평가를 3년에 한 번만 받으면 되도록 기한을 늘려 연구자들의 평가부담을 완화한 점도 눈에 띈다.


◇IP-R&D 지원을 통한 사업화 조기 실현=융합연구단은 R&D 성과를 제고하고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융합연구 전 주기에 걸쳐 맞춤형 ‘지적재산권(IP) 권리화·사업화’를 지원한다. ‘권리화’는 연구과제별 핵심 특허 분석, 특허 포트폴리오 설계, 특허전략 고도화, ‘사업화’는 기술 사업화 로드맵 구축, 기술이전 수요 기업 발굴 등의 활동이 중점을 이룬다.

노희철 부장은 “권리·사업화 전담조직이 문제 해결 제안 단계에서부터 특허 동향 조사를 지원하고 기술 흐름 분석, 연구 방향성 설정을 위한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등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전담팀은 또 특허 및 기술표준 분쟁 등에 대한 대응책도 제시한다. 노 부장은 “이미 핵심특허가 선점됐다면 이를 피하기 위한 비 침해 논리 개발, 회피설계 등 대응전략에 따라 R&D 방향을 재설정한다”고 밝혔다.(*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