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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KAI 무너지면 3만명 타격" 위기감 휩싸인 사천 경제

지역경제 버팀목 KAI 위기에 위기감 고조...고 김인식 부사장 부재로 수출 협상 원점 돌아간 것도 타격

머니투데이 사천(경남)=강기준 기자 |입력 : 2017.09.23 09:00|조회 : 14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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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산업.
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산업.

22일 오전 7시.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 (56,700원 상승1700 -2.9%)산업(KAI) 본사 출근길은 적막했다. 석달에 걸친 사정기관의 조사로 전직원이 지친 가운데 전일 부사장급 임원이 여러가지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우울한 분위기에 애도의 슬픔까지 더해져 아침 공기는 더욱 무거웠다.

이런 분위기는 KAI뿐만이 아니다. 사천시 경제 전체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도시 곳곳엔 KAI 노동조합, 사천 시민연대, 사천 참여연대 등이 걸어놓은 "감사원 재탕 감사 항공산업 죽어간다"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다.

검찰 수사로 KAI의 대외신용도가 타격을 입으며 해외 바이어들이 계약을 주저하던 마당에 막강한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던 김 부사장마저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수출 먹구름이 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매출의 60% 넘는 해외 수출..성사 막바지 줄줄이 무산=KAI의 전체 매출 중 해외 수주 사업은 60%를 넘게 차지하는 중요사업이다. 이런 사업을 총괄하던 김 부사장이 숨지면서 KAI는 수출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김 부사장은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이라크 출장을 다녀왔다. 그가 성사시킨 FA-50 경공격기 대금을 받아 유동성 위기에 처한 회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KAI는 이라크와 계약한 FA-50 경공격기 24대 중 6대만 납품했다. 나머지는 KAI 사천 공장에 대기 중이다. KAI가 이라크에서 받아야 할 대금만 3000억∼4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돌아오자 크게 상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부사장이 지난해부터 공을 들여 진행해온 국산헬기 수리온의 인도네시아 첫 수출 건도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검찰수사가 시작되고, 수리온의 결함 문제가 부각되자 인도네시아 측에서 성사 직전 마음을 돌린 것이다.

KAI 관계자는 "김 부사장과 KAI 엔지니어들이 수리온에 갖는 자부심이 매우 컸는데 한순간에 결함덩어리 취급을 받자 굉장히 충격을 받은 듯했다"며 "인도네시아 수출 협의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이밖에 아르헨티나와 보츠와나로부터 1조원대 규모의 FA-50 수주 건도 우리 정부에서 보증 서주길 거부하면서 표류하는 상황이다.

현재 KAI 사천 본사에는 납품이 중단된 수리온 20여척, FA-50 20여척 등이 방치돼 있다. 이들로 인해 격납고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KAI의 한 직원은 "KAI 본사를 방문하는 외국인 바이어의 발길도 끊겼지만, 만약 온다 해도 격납고에 넘칠 정도로 방치된 물량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지 뻔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특히, 연말 입찰을 앞둔 17조원 규모의 미국 고등훈련기(Advanced Pilot Training·APT) 수출 사업도 빨간불이 켜졌다. 김 부사장은 수시로 미국을 방문해 록히드마틴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네트워크를 다져왔다. 해당 입찰은 미국 공군이 사용할 훈련기 350대를 두고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이 보잉 컨소시엄과 사실상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수주전을 앞두고 KAI 노사는 노조문제 불식을 우려시키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쏟기도 했다.

미국 측에서 한국의 강성 노조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자, KAI 노조위원장도 직접 미국으로 가 "수주는 경영진이 하지만, 품질은 내가 책임진다"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나아가 지난해에는 노사가 '2016년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을 받으며 설득전에 공을 들여왔다.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 전시된 '수리온' 헬기. /사진=강기준 기자.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 전시된 '수리온' 헬기. /사진=강기준 기자.


협력사에 6개월짜리 기업어음 지급...줄도산 우려감 커지는 지역경제=현금 유동성 위기가 커지자 KAI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임원진에게는 임금 지급 유예를,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복지 등 임금외 비용을 전부 동결키로 했다. 당초 임금반납 20% 등을 실행키로 했으나 막판 전액 지급 유예로 방향을 틀었다. 아울러 협력사에는 매달 2회 현금지급에서 이달부터 6개월짜리 기업어음을 지급하고 있다.

KAI의 협력사 관계자는 "KAI 본사에만 4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본사 인근에는 협력사 70여개가 자리잡고 있다"며 "이들의 가족까지 합치면 2만~3만명의 사람들이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현 상태가 지속되면 KAI는 예금통장 잔고가 내달 마이너스 881억원으로 적자전환하게 된다. 11월까지 지속되면 잔고는 마이너스 230억원 가량이 추가로 늘어난다.

실제로 KAI는 회사채 발행잔액 6000억원 중 지난달 22일 만기가 도래한 2000억원을 보유한 예금으로 갚았다. 올 연말까지 갚아야 할 회사채는 없지만 3000억원의 기업어음(CP)은 추가로 갚아야 한다.

사천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SPP조선이 문을 닫으며 손님이 20%는 줄어든 것으로 체감되는데 KAI까지 휘청이면 사실상 지역 경제가 전부 무너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9월 22일 (17:32)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강기준
강기준 standard@mt.co.kr

보고 들은 것만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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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  | 2017.09.25 08:24

썩은 부분 도려내고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기업의 경쟁력이 갖춰지지.. 비리에 연루된 자들 모조리 체포해서 구속수사해야 한다. 정의가 바로서야 국가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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