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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태 대법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자신의 퇴임식을 마친 후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7.9.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법관은 독립을 지켜야 할 헌법적인 의무와 책임이 있다."
퇴임식 내내 차분했던 양승태 대법원장(69·사법연수원 2기)이 단호했던 순간이다.
22일 열린 퇴임식에서 그는 후배 법관들이 정치세력으로부터 독립을 지켜내야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민주주의가 굳건히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42년간 법원에서 수많은 사건을 처리했던 노법관이 법원을 떠나는 순간마저 놓을 수 없었던 마지막 당부였다.
양 대법원장은 후일 후배들의 마음속에 자신이 '고목'으로 남기를 바라기도 했다.
그는 오현스님의 '고목 소리 들으려면'이라는 시 한 구절을 소개하며, "오래 되었다고 다 고목이 아니지만 그럴 수 있다면 더없는 영광과 행복으로 여기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모진 풍파 속에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자 했던 작은 희망을 퇴임사에서도 그대로 녹여낸 것으로 보인다.
양 대법원장은 퇴임식 내내 차분했다. 후배 법관 600여명이 가득 메운 대법원 강당에서도 그의 차분한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퇴임사를 읽어 내려가며 가족에게 고마움을 나타낼 때는 한층 더 부드럽게, 정치세력으로부터 사법부의 독립을 강조할 때는 단호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두 딸에게 그간의 고생을 위로받는 한편 축하의 의미로 꽃다발을 받을 때는 더 없는 뿌듯함이 양 대법원장의 표정에서 드러났다. 그는 오랜 기간 우정을 나눈 친구에게서도 작은 꽃다발을 받기도 했다.
약 23분 동안 이어진 퇴임식이 끝나고 양 대법원장은 강당을 빠져나가며 후배 법관들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강당을 나가기 직전에는 아기를 안고 온 직원에게 반가움과 안부를 동시에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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