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 시민단체, '공론화위 계속 참여' 결정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이 15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현 상황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공론화 과정이 "공정성을 잃었다"며 참여중단(보이콧)을 검토했던 탈핵 시민단체가 앞으로의 공론화 과정에 계속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시민행동)은 22일 대표자회의를 개최하고 논의 끝에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시민행동은 참여연대,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민주노총 등 전국 900여개 시민단체 등이 모여 지난 7월27일 발족한 단체로 건설중단측 대표로서 공론화 과정에 참여해 왔다. 건설재개측 대표로는 한국원자력산업회의, 한국원자력학회,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양측은 숙의자료집 제작에 참여하는 등 시민참여단에게 건설재개·중단의 논리를 설명하는 역할을 맡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시민행동이 지난 13일 "공론화위가 자료집 제작 과정에서 건설재개측 논리 만을 반영하고 있다"며 자료집 제출을 거부하고 공론화 과정 보이콧 여부를 논의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이들은 이날 회의 직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소속 단체들의 논의와 토론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공론화 과정'에 적극 대응키로 결정했다"며 "공론화위의 안일한 태도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지만 시민들의 탈핵 열망을 믿고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론화 절차를 통해 탈핵을 기대하는 시민들, 시민대표참여단으로 함께하는 500명의 열망을 받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동시에 시민행동은 공론화위가 진행하는 공론화 과정이 왜곡돼 있다며 날을 세웠다. 이들은 "수 십 년간 지속되어온 원전확대 위주 정책의 결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논의는 공정하고 균형 있게 진행되기 쉽지 않은 조건"이라면서 "원전 학회, 산업계는 물론 정부 기관들과 정치권 및 언론 등의 일방적인 활동은 공론화를 심각하게 왜곡시키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불합리한 상황을 바로잡고 제대로 된 공론화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국민들께 요청드린다"며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에 관심을 주시고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지켜달라"고 했다. 또 "공론화를 큰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친원전 세력의 부당한 활동과 공론화위의 소극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들은 전날(21일) 건설재개측과 자료집 작성에도 합의했다. 공론화위는 자료집 인쇄를 마친 후 다음주 중 시민참여단에게 자료집을 우편 발송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