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대 은행, 대북 거래 전면 중단"-日마이니치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인민은행 본부/사진=블룸버그

중국 5대 은행이 대북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조치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등 감독당국 의지에 따른 것으로 북한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는 중국 베이징 시내에 있는 공상·농업·중국·건설·교통 등 중국 5대 은행 지점을 취재한 결과 북한 국적의 개인과 기업이 계좌 계설, 송금 등을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 기업에 대한 대출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한 은행 직원은 "인민은행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며 "다른 상업은행도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니치는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도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고 전했다. 단둥 현지 은행의 한 창구 직원은 "계좌 계설은 물론 송금 업무도 중단됐다"고 말했다.

신문은 중국 금융기관의 대북 거래가 전면 중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중국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는 지난달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각 금융기관에 보냈다. 로이터통신은 인민은행이 지난 18일 시중 은행에 "북한 관련 사업은 국가 경제와 안보에 문제가 된다"며 대북 신규 거래 중단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사실상 중국의 대북 독자 제재에 해당한다며 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월 북한과 거래하며 북한의 돈세탁을 지원한 혐의로 단둥은행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은행권에 대한 제재 확대를 추진해왔다.

베이징의 한 외교 전문가는 "중국은 대형은행이 북한과 계속 거래를 하는 게 미국에 제재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며 "스스로 대북 거래를 중단함으로써 미국에 선수를 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에 대북 거래 중단을 지시했다는 내용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