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중소기업 기준 강화해 정책금융 실효성 높여야"

임종철 디자이너

국내의 중소기업의 외연이 해와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넓어 정책금융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4일 '중소기업 정의 국제비교와 정책금융 적격요건 정비 필요성'보고서 에서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분류시 매출액만을 기준으로 해 중소기업의 외연이 해외보다 상당히 넓고, 매출액 기준도 지나치게 높아 민간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업에 정책금융이 집중될 위험이 있다"며 "정책금융기관들은 프로그램별로 기업의 업력, 매출액, 자본금 등 세부 적격요건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2015년 법 개정으로 중소기업 규모를 매출액 단일기준으로 해 연매출액이 1000억~1500억원 이하(총자산 5000억원 이하)면 중소기업 규모 기준이 충족된다.

반면 해외에서는 중소기업을 분류할 때 다양한 기준을 적용한다. EU(유럽연합), 호주, 터키, 불가리아 등은 중소기업 분류 시 근로자수 200~250명 미만이라는 필요조건을 설정하고 있다. 더불어 EU, 영국, 호주 등에서는 연매출이 13억원 이상 68억원 이하의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일본은 업종에 따라 근로자수가 50~300명 이하거나 자본금 5~31억원 이하의 기업에 한정해 중소기업 지위를 부여한다.

제조업 매출액 기준만 가지고 비교하더라도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상한이 800억~1500억원이지만 EU는 68억원, 영국은 37억원 등으로 설정돼 있다.


임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은 짧은 업력과 신용 이력, 담보 부족, 높은 부실위험 등으로 인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소기업 외연이 지나치게 넓게 설정되면 연매출 100억~200억원 이상의 기업들에게 정책금융이 집중돼 정책 목표와 실효성이 퇴색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면 법인세 감면, 특별세액 감면, R&D세액 공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등 혜택을 부여받는다. 자금을 조달할 때도 모태펀드 출자, 중진공 대출, IBK기업은행 대출,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신용보증 등의 정책 금융 지원을 받는다.

아울러 "정책금융 기관들이 기업 적격요건을 단순히 중소기업으로 하지 않고 프로그램 목표와 지원수단 등을 고려해 프로그램별로 기업 업력, 매출액, 자본금 등 세부 적격 요건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기본법령의 중소기업 규모 기준 강화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