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페이스북 주식 최대 130억불어치 매각한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지분 매각 계획을 알리는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의 성명. /사진=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이자 CEO(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가 자선활동 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 지분 매각에 나설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커버그 CEO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향후 1년 반 동안 (자신이 보유한 페이스북 주식) 3500만~7500만주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가 기준 60억 달러(약 6조8000억 원)에서 130억 달러(14조7500억 원) 규모다.

저커버그가 대규모 지분 매각에 나서는 이유는 부인인 프리실라 챈과 함께 설립한 ‘챈 저커버그 재단’ 활동을 위해서다. 앞서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지분 99%를 이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해 4월 주식 기부 이후에도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페이스북 지분구조 개혁을 추진했다. 의결권 없는 클래스 C 주식을 새로 만들어 자신의 지분 감소에도 의결권 과반을 유지하려는 방안이었다.

현재 페이스북 주식은 클래스 A와 클래스 B로 구분된다. 일반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클래스 A는 한 주당 의결권이 1표로 제한되지만, 클래스 B의 의결권은 클래스 A의 10배에 이른다. 대신 클래스 B는 페이스북 내부에서만 거래될 수 있다.
하지만 저커버그의 클래스 C 주 발행 계획은 무산됐다. 일반 주주들이 주식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법원에 저커버그 등 페이스북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에 저커버그는 주식 매각을 선택했다. 페이스북 주가가 크게 올라 경영권을 유지하면서도 재단 운영을 위한 충분한 자금 마련이 가능해졌다는 계산에서다. 지난해 4월 1일 주당 116.06달러이던 페이스북 주가는 지난 22일 종가 기준 170.54달러로 50% 가까이 급등했다.

저커버그는 “(클래스 C 주식 발행에 대해) 페이스북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챈 주커버그 재단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최고이자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이는 매우 복잡하고 완벽한 해결책이 아님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초부터 이달 현재까지 페이스북 주가가 크게 올라 (클래스 C 주식 발행 없이) 앞으로 20년 넘는 시간 동안 경영권을 유지하면서도 재단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주식 매각 이유를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현재 페이스북 의결권 53%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주식 매각 규모에 따라 페이스북 의결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FT는 “저커버그가 3500만 주를 판다면 의결권이 50.6%로 낮아지지만, 경영권 유지가 가능하다”면서 “만약 주식 매각이 그 이상이라면 의결권 과반을 단독으로 확보하지 못하고 공동창업자인 더스틴 모스코비츠 등 다른 주요 주주에 의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