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준비가 미래 좌우" 삼성·LG 4차혁명 속도전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삼성 837' 마케팅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AI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가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 전문가들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초석 다지기에 나섰다.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나서 "인공지능 시대 준비가 향후 삼성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각오가 비상하다.


2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미국 뉴욕 '삼성 837' 마케팅센터에서 지난 22일(현지시각) '제1회 삼성 글로벌 AI 포럼'이 열렸다. 삼성전자 DMC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이 포럼에는 인공지능 분야의 권위자로 우번 인공지능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주빈 가라마니 캠브리지대 교수를 비롯해 배리 스미스 더블린대 교수, 알렉산더 러시 하버드대 교수 등 전세계 14대 대학의 석학 20여명 등 인공지능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의 인공지능 미래 비전을 학계에 소개하고 포럼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인공지능 발전 방향을 모색하면서 인공지능 분야의 석학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토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포럼을 주관한 삼성전자 DMC연구소는 모바일·TV·가전 등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미래 신기술과 신성장 동력을 주도하는 선행연구소다.

삼성전자는 AI 포럼을 연례행사로 운영해 인공지능 핵심기술 방향과 기술적 혁신을 논의하고 전략적 방향을 재조명하는 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창용 DMC연구소장은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를 이해하고 앞으로 다가올 도전을 어떻게 극복할지 역량을 키우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IT 업계의 현황과 미래를 논의하는 '테크포럼'도 개최했다.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에서 현지 개발자와 디자이너 100여명이 참가해 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 삼성전자의 주요 연구개발 분야를 소개하고 참가자들과 향후 개발방향 등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삼성전자가 잇따라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은 단일제품을 넘어 그룹 차원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 서로 다른 사업 모델과 기술이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공지능이 계열사와 산업간 연결고리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출시한 '패밀리허브' 냉장고만 해도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 등을 탑재하면서 가전사업부와 DS(반도체·디스플레이 디지털솔루션) 사업부, IM(IT&모바일) 사업부가 힘을 합쳤다"며 "인공지능 시장은 앞으로 더 많은 연결성을 바탕으로 산업간 융합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는 그룹 내부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러 곳에 분산된 데이터와 운영시스템을 통합하는 클라우드 솔루션만 해도 삼성전자가 오는 12월 자체기술 공개를 예고한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선 이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IBM, 구글이 4강 체제를 구축한 상황이다.

한편, 국내에선 LG그룹도 참여형 융합과학 축전 '영 메이커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4차 산업혁명 주도권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23, 24일 이틀 동안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페스티벌은 올해 3회째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과학과 기술을 쉽게 이해하고 체험하는 참여의 장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페스티벌에서 LG전자 (91,200원 ▼1,400 -1.51%)·LG화학 (370,500원 ▼8,000 -2.11%)·LG유플러스·LG CNS 등 LG그룹 6개 계열사는 각사의 기술을 활용해 청소년들이 자율주행차·전기자동차·인공지능·로봇·사물인터넷 등 미래의 삶을 바꿔줄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체험하며 과학 원리를 흥미롭게 배울 수 있는 26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LG연암문화재단이 주최한 '영 메이커 페스티벌'에서 참가학생들이 직접 코딩한 자율주행차 시험 주행해 보고 있다. /사진제공=LG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