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태양광 피해 판정…韓 한화큐셀 등 제재 우려

한화큐셀 태양광 설치 모습.

미국이 15년 만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수입 태양광 전지에 대해 꺼내 들었다. 국내 관련 수출기업인 한화큐셀과 LG전자 (90,800원 ▼1,800 -1.94%), 신성이엔지 (2,130원 ▼100 -4.48%), 현대그린에너지 등은 수입제한 조치가 과도하다는 내용으로 실제 제재가 내려지기 전까지 태양광협회 등을 통해 공동대응해 제재를 피하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우리나라와 중국, 멕시코산 태양광 전지가 자국의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만장일치로 판정했다. ITC의 조사는 미국 태양광 전지제조업체 수니바(Suniva)의 청원에 따라 시작됐다.

수입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낮아 적자를 내던 수니바는 미국 연방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내면서 중국과 한국산 태양전지와 패널의 저가 공세로 큰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ITC는 이에 대해 수개월 간의 조사를 바탕으로 수입 제한조치 의견을 낸 것이지만 이것이 곧바로 제재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ITC는 앞으로 미국 무역법 201조에 따라 오는 11월13일까지 자국 대통령에게 제한 조치 권고문을 제출하는 형식으로 실제 제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제재는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하게 되는데 이전까지 다양한 형태의 본심사(Remedy)가 진행될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정부와 한화큐셀 등 관련 기업들은 국내 한국태양광산업협회를 중심으로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우리 측은 일단 수입제한을 요청한 미국 수니바가 가정용 태양광전지 제조사인 것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산업용 제품을 주로 수출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울 계획이다.


여기에 국내사들이 수출하는 제품은 태양광 전지에 필요한 패널로서 전체 전지 패키지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율이 30~40% 이하로서 미국 기업에 피해를 준 주요 요인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국내사 관계자는 "이번 세이프가드 심사는 아직 본심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 제재 실현을 단정할 순 없다"며 "한국은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이고 이번 판정은 다분히 중국 수입산으로 인한 문제가 커서 최종 제재 대상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빠질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에서도 세이프가드 조치가 보호무역주의를 지나치게 강화해 무역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이 수입산에 상계 관세를 부과해 얻는 실익이 크지 않고 오히려 태양광 산업과 일자리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미국 상·하원 의원 69명이 지난달 8월 ITC에 서한을 보내 관세 제재가 이뤄지면 캘리포니아주의 태양광 일자리 8만여개가 사라질 것이라며 관세 조치 반대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