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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중심 문화 퇴조…스트레스·경제난에 고향 방문 짧아져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입력 : 2017.10.04 06:25|조회 : 291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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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이 추석연휴를 즐기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사진=뉴스1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이 추석연휴를 즐기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사진=뉴스1

#주부 A씨(65)는 고향에 자녀들이 내려오는 명절이면 몸과 마음이 분주하다. 명절 당일 뿐 아니라 며칠간 식구들의 음식과 잠자리를 더 챙겨야하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 연휴는 더 길어서 일찌감치 자녀들에게 "딱 하루만 지내라"고 당부했다. A씨는 "자식들을 만나면 반가운 건 사실이지만 떨어져 지낸 지 오래돼 각자의 생활이 있고 번거로운 점도 있어서 너무 오래 함께하는 게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부모님은 고향에 내려온 자식들이 오래 지내다 가길 바라고, 자식들은 빨리 귀가해 쉬고 싶어하는 풍경이 옛말이 돼 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국토교통부가 9000가구를 대상으로 추석 귀성 실태를 조사한 결과 고향에 ‘3박4일 이상 머문다’고 응답한 비율은 25.5%로, 40.3%였던 10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1박2일, 2박3일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10년전에 비해 각각 7.1%포인트, 5.7%포인트 늘었다.

주부 최모씨(54)는 "젊을 때는 연휴기간이 곧 고향방문 기간이었지만 요즘은 다르다"며 "이번 추석엔 자식들한테도 하루이틀만 다녀가라고 하고, 차례를 지낸 뒤 부부끼리 여행을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가벼운 차림의 한복을 입고 산책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스1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가벼운 차림의 한복을 입고 산책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스1



자녀들의 짧은 고향 방문의 이유로 과거 가족 중심 문화와 다른 사회 분위기가 꼽힌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엔 모든 관계와 활동이 가족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연휴엔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게 당연했다"며 "하지만 이젠 인간 관계와 활동이 다양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명절 연휴기간에는 자식들이 하루만에 돌아간다고 밝힌 박모씨(55)는 "자식들과 보내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부부끼리나 친구들과 여행을 가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한건혁씨(32)도 "오랜만에 부모님을 만나면 물론 좋지만 애인,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도 고려해 계획을 짠다"며 "이젠 명절이라고 해서 꼭 가족만 만나는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사진=벼룩시장구인구직 제공
/사진=벼룩시장구인구직 제공
가족간 교류가 뜸해지면서 관계가 소원해진 것도 이런 변화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초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성인 남녀 776명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명절에 스트레스를 받아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3.6%가 "받아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받아 본 적이 없다"는 답변은 6.4%에 불과했다.

주부 안모씨(64)는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 즐거운 것보다도 스트레스가 더 큰 게 사실"이라며 "평소에 자주 교류하기 힘든 가족들이 모여 한 집에서 지내다보면 다툼도 생기고, 불편하기 때문에 너무 오래 같이 있는 게 꺼려진다"고 말했다.

팍팍한 경제사정도 가족간 만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서울연구원이 1013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3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추석경기 진단’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에 가까운 46.1%가 올 추석 경기가 ‘작년 보다 나쁠 것’이라고 답했다.

임모씨(63)는 "워낙 불황이다보니 자식들도 우리도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며 "가족들끼리 모이면 아무래도 지출이 늘기 때문에 아쉽지만 이번 연휴에도 추석 당일만 얼굴을 보고 (자녀들을) 돌려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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