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총선]메르켈 "12년 국정운영, 끝이 아니었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4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연방의회 총선의 출구조사 결과, 승리를 확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운데)가 지지자들 앞에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기독교민주연합(CDU)는 더 나은 결과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전략적 목표를 꾸준히 달성해왔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마주했던 엄청난 도전들을 돌이켜보십시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연방의회 총선 출구조사에서 자신이 이끄는 기독교민주연합(CDU)-기독교사회연합(CSU)이 1위로 나오자 “우리가 가장 강한 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우리는 새로운 정부를 구성할 의무가 있다”며 “지난 12년간 국정 운영을 책임져왔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집권 여당으로 다시 독일을 이끌게 됐다는 의미다.

앞서 독일 공영방송 ARD이 이날 오후 6시 투표 종료 직후 발표한 출구조사에서 집권 CDU-CSU 연합은 32%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 마르틴 슐츠가 총리 후보인 사회민주당(SPD)은 20%에 그쳤다. 난민과 이슬람에 대한 반감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3%의 지지를 얻어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극우정당이 연방의회의 한 부분을 담당한 건 히틀러의 나치당 이후 70여 년 만에 처음이다.

메르켈은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AfD의 의회 진출을 목격했다”며 “철저한 분석을 통해 AfD에 투표한 유권자들의 우려와 걱정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지자들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력한 야당으로 등장한 극우정당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 통합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정의롭고 자유로운 나라에서 일해야 한다”며 “유럽연합(EU) 국가들이 하나로 뭉쳐 난민 발생 원인과 불법 이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보’는 ‘번영’ 만큼이나 사람들을 걱정시키는 주제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메르켈 총리의 연임이 결정됨에 따라 연립정부 구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PD가 연정에 참여하지 않고 제1야당의 길을 선택하면서 CDU와 자유민주당(FDU), 녹색당 등이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CDU와 FDU, 녹색당의 상징색이 각각 검정-노랑-초록인 점에 빗대어 ‘자메이카 연정’이라고 부른다. 자메이카 국기 색과 똑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