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0억 벤처 500개 돌파…2016년 '역대 최고'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벤처기업이 지난해 처음 500개사를 넘었다. '시원스쿨'로 유명한 에스제이더블유인터내셔널을 비롯해 데이타솔루션 (7,280원 ▼270 -3.58%), 한컴MDS (1,585원 ▼25 -1.55%) 등 58개사는 지난해 처음 매출 1000억원을 넘어 '벤처천억기업'에 새로 가입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는 2016년 매출 1000억원 이상 달성한 벤처기업이 513개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상승 폭도 최근 5년래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벤처천억기업들이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기부와 협회가 2016년 기준 벤처천억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성과 등을 조사해 발표한 '2016 벤처천억기업'에 따르면 지난해 생애 최초로 벤처천억기업에 가입한 기업은 58개이며, 탈락한 기업은 61개, 탈락했다가 재진입한 기업은 42개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광학기기 제조업, 세제·화장품 제조업에서 전년(4개)보다 7개 많은 11개가 신규로 약진했다.

벤처천억기업의 총 매출은 전년도 101조원에서 2016년 107조원으로 6% 증가했다. 다만 매출 1조원 이상 기업 수는 조선업계의 불황과 수출 부진으로 STX중공업, 휴맥스 2개가 탈락하면서 6개에서 4개로 감소했다. 지난해 1조원 이상 기업은 네이버 (182,200원 ▲1,500 +0.83%), 코웨이 (54,000원 ▼2,200 -3.91%), 유라코퍼레이션, 성우하이텍 (8,770원 ▼270 -2.99%) 4개다.


벤처천억기업의 성장을 주도한 건 중소·벤처기업이었다. 벤처천억기업 중 중소기업은 221개로 전년보다 37개 증가하면서 비중이 38.8%에서 43.1%로 4.3%포인트 커졌다. 벤처기업도 전년도 74개에서 2016년 94개로 20개 증가했다. 반면 중견기업은 290개에서 292개로 2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용·매출액·영업이익 등 경영실적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눈길을 끈다. 우선 벤처천억기업 전체 종사자 수는 17만9172명에서 19만3490명으로 1만4318명(8.0%) 증가했으며 기업당 평균 종사자수도 378명에서 385.4명으로 7.4명(1.9%) 증가해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8.1%, 부채비율은 80.2%로 각각 전년(7.5%, 81.0%)에 비해 향상됐으며, 대기업(6.1%, 85.9%)과 중소기업(6.0%, 147.4%)보다 모두 앞섰다.

기업당 평균 연구개발비와 평균산업재산권 보유건수도 각각 전년도 43억원, 90건에서 2016년 52억원, 94건으로 20.9%, 4.4% 증가했다. 특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2.4%)이 대기업(1.5%)과 중소기업(0.7%)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세계 경기 부진으로 기업당 평균 수출액과 매출액대비 수출비율은 전년도 529억원, 24.9%에서 2016년 488억원 22.9%로 모두 감소했다.

3년 연속 20% 이상 매출이 증가한 슈퍼 가젤형 기업이 급증한 것도 2016 벤처천억기업에서 눈에 띄는 특징이다.

벤처천억기업 중 슈퍼 가젤형 기업은 2015년 18개에서 2016년 28개로 10개(55.6%) 증가했다. 특히 슈퍼 가젤형기업에 신규 진입한 10개 모두 중소기업에서 나왔다. 슈퍼 가젤형기업의 업력은(14.0년)은 일반 벤처천억기업(24.3년)보다 10.3년 적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광학기기, 자동차부품, 세제·화장품 제조업에서 각각 4개, 4개, 2개 증가했다.

의료·정밀·광학기기 제조업은 고성장 기업과 신규 진입기업에 공통적으로 나타나 앞으로 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 분석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비록 저성장 기조의 영향으로 성장의 속도는 다소 늦어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일자리 창출 등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이 유효하다"며 "업력에 관계없는 성장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