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비 공방 지속…현대건설 "이사비 형평성 문제있다"

구 반포주공아파트 전경

현대건설이 반포주공 1단지 조합 측에 '이사비 7000만원'을 지원키로 한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는 국토교통부의 결정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자료를 배포했다. 현대건설은 시공권을 놓고 경쟁 중인 GS건설의 타 사업장에서의 이사비 지원 내역도 공개했다. 이에 GS건설은 사실과 다르다며 정정을 요구했다.

현대건설은 25일 '반포1단지 적정 이사비 기준과 형평성 논란'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배포했다.


현대건설은 이 자료에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지난 21일 현대건설이 제안한 반포1단지 조합원 이사비 수준에 대해 과도하다고 판단한 것과 관련해 조합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상 이주비는 기존주택 감정가의 60% 가량 지급되는데, 현 시세가 아닌 감정가액으로 이주비를 판단하기 때문에 사업장 주변에서 전셋집 구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설명이다"라는 게 현대건설 주장의 요지이다.

그러면서 현대건설은 "KB국민은행 아파트시세에 따라 반포주공아파트 138㎡(옛42평) 거주자가 주변 지역 아파트로 이사를 하려면 전세금이 최소 10억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또 조합원의 얘기라며 "이주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 이사비를 제안하는건데 관계당국에서 제재하는 것이 맞는것지 모르겠다. 다른 지역에 비해 역차별을 받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썼다.

"관계당국의 발표로 이사비 논란은 현재도 진행 중이지만 합법적인 이사비의 적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가이드라인은 명확히 제시되고 있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특히 "경쟁사인 GS건설도 이사비를 이사비를 제안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GS건설도 올해 초 경기 광명 12R에서 3000만원, 작년 말 부산 재개발 사업지(우동3구역)에서 5000만원 등 이사비 제안을 했다"고 주장했다.

GS 건설은 즉각 반박자료를 냈다. GS건설은 'GS건설 이사비 관련 내용 정정 요망'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배포해 현대건설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GS건설은 "현대건설이 이사비 예시를 들며 광명 12R에서 3000만원 부산 우동3구역에서 5000만원을 제시했다고 적시했는데 국토부가 위법 소지가 있다고 한 부분은 공짜로 주는 '무상 이사비'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무상 이사비는 광명 12R에서 '0원'이었고 부산 우동3구역에선 '1000만원'을 제시했으며, 사업비 대여 형태로 광명에 3000만원, 부산에 4000만원을 지급한 것이라고 GS건설은 설명했다.

GS건설은 "무상은 건설사가 말 그대로 조건 없이 공짜로 주는 것이고, 유상은 사업비 대여 개념으로 조합이 조합원에게 사업비 일부를 떼내 빌려주는 것으로 입주 시 갚아야 하는 돈"이라며 광명과 부산에서 지급한 돈은 무상 이사비가 아니라고 밝혔다.

GS건설은 또 "현대건설의 자료는 현장 홍보요원들이 쓰는 전형적인 음해성 홍보전단지에 근거한 것으로 이미 현장에서 당사가 팩트 체크를 통해 조합원들을 상대로 바로 잡은 바 있다"고 주장했다.

즉 통상적인 이사비는 무상 이사비 기준으로 500~1000만원 선이었으며 반포주공에서 논란이 된 이사비는 공짜로 주는 무상만 7000만원이었다며 현대건설의 주장을 일축했다.

국토부는 지난 21일 "현대건설이 조합원들에게 이주비 7000만원 지원을 약속한 것은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발표했다.

국토부는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건설사가 이사비 명목으로 제시한 금액 중 사회통념상의 이사비를 초과한 부분은 '이사 지원'의 목적이 아니라 사실상 '시공자 선정'을 위한 목적에 해당해 위법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반포주공1단지 조합 측은 지난 24일 현대건설의 무상 이사비 7000만원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조합은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정부의 행정 지시에 따라 현대건설이 이사비 명목으로 제시한 무상지원 부분을 삭제하는 것으로 조치했다고 밝혔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은 공사비만 2조6000억원에 달해 올해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으로 꼽힌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수주전에 참여했고 오는 27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조합원 투표로 시공사가 선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