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LG전자가 피부미용 기기 시장에는 왜?

LG 프라엘 (LG Pra.L)의 광고모델 이나영씨가 제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현재 국내 시장점유율 대부분을 외국계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까 LG전자가 들어가서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게 낫지 않겠나"

서영재 LG전자 (92,800원 ▲800 +0.87%)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 상무는 2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개최된 '홈 뷰티기기 출시 기자간담회' 직후 '홈 뷰티 기기 시장은 외국계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업체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시장인데 LG와 같은 대기업이 들어가 브랜드력으로 밀어붙인다는 데 사회적 비난이 있지 않겠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LG전자는 프리미엄 홈 뷰티기기 'LG 프라엘(LG Pra.L) 4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LG전자가 피부미용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ED(발광다이오드) 마스크에서 진동 클렌징 제품까지 요즘 '핫한' 홈 뷰티 기구는 모두 모아서 출시했다. 가격은 제품별로 24만9000원~79만9000원대다. 주 타깃을 30대 여성 고객들로 잡은 만큼 고객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이나영(배우)을 모델로 기용해 공격적 마케팅을 예고했다.

서 상무는 "제품 디자인과 설계는 LG전자가 하고 생산은 기존 LG전자와 협력해 온 한 중소기업이 담당한 뒤 다시 품질관리는 LG전자가 하는 일종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형태"라고 말했다. 즉 LG전자가 중소기업과 손잡고 시장에 진출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비난의 여지는 없을 것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LG전자에 따르면 국내 홈 뷰티 기기 시장 규모는 올해 약 4500억원으로 추정되고 연평균 10% 이상 성장중이다. 즉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하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서 상무가 처음 해당시장에 진출을 고려했던 것은 4~5년 전 일본에 출장을 갔을 당시다.

서 상무는 "일본 한 대형 전자상가를 방문했는데 파나소닉, 히타치, 도시바 등 대기업들이 이미 이 시장에 진출해 있음이 인상 깊었다"며 "우리나라에 돌아와서 보니 이미 필립스, 로레알과 같은 외국계 기업들이 시장에 진출해 있는데 LG전자가 왜 못하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홈 뷰티 기기에 들어있는 핵심 기술들이 이미 LG전자가 소형 가전 사업을 하면서 취득했던 기술들"이라며 "LED 광학 제어, 저전력 전원 설계, 진동 제어는 물론 RF(무선주파수) 통신 기술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이 기술들이 실질적으로 뷰티 기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커가는 시장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내에서도 TV를 주로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가 홈 뷰티 기기를 총괄하게 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나선 손대기 LG전자 HE본부 마케팅FD 담당은 "TV, 스피커 분야에서 중요한 게 RF 관련 기술"이라며 "홈 뷰티 기기에도 RF 기술이 중요하단 점 때문에 현재 HE 사업본부 산하의 CAV(Convergence Audio Video) 부서에서 주로 제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향후 북미, 유럽,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에 따르면 글로벌 홈 뷰티 기기 시장 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

서 상무는 "홈 뷰티 시장은 아직까지 누가 뚜렷한 주도권을 못잡은 춘추전국시대와 같다"며 LG전자가 소형 가전을 통해 체득한 기술력으로 시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