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사태 해법, 제빵협동조합 설립카드 재부상하나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서울 시내 파리바게뜨 매장 / 사진=뉴스1

파리바게뜨와 정부가 불법파견 결정 직전까지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할 협동조합 설립을 논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고용노동부와 파리바게뜨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근로감독을 마친 고용부가 법리검토 결과 잠정적으로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를 불법파견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이에 파리바게뜨 본부와 가맹점주단체, 제빵기사가 소속된 협력사은 대안으로 협동조합이나 3자가 공동출자한 자회사를 설립해 제빵기사들을 직접고용하는 방안을 고용부에 제안했다.

이는 올 초 SK브로드밴드가 하청을 주던 비정규직 AS직원을 서비스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화한 것과 같다. 최근 인천공항공사도 이같은 자회사 설립방식으로 비정규직 파견직원들을 정규직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되면 가맹점주와 파리바게뜨, 협력사 모두 사용자가 되는 만큼 불법파견의 빌미가됐던 가맹본부나 가맹점주의 제빵기사 직접 업무지시 논란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러나 이같은 제안은 고용부가 제빵기사와 제빵기사 노조 등의 의견수렴을 요구하면서 무산됐다. 5378명의 제빵기사를 대표하는 의견수렴 기구가 없는 만큼 결과적으로 현재 협력사 한 곳에서 설립된 민주노총 소속 제빵기사 노조와의 합의를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고용부 측은 "고용형태를 결정하는 중요사안으로 당사자 의견수렴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이 25일 브리핑에서 "파리바게뜨가 어떠한 노력을 통해 직접고용에 가까운 대안을 정부에 제안한다면 (공문접수부터 25일인 직접고용)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발언해 주목된다.

이는 최근 불법파견 결정이 무리수라는 지적과 함께 재계 전반으로 논란이 확산되자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파리바게뜨 협력사 대표 8명은 25일 정부가 협력사들이 도급료를 가로채 폭리를 취한다는 주장을 반박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부담을 느낀 고용부가 협동조합 또는 자회사 설립방안에 대해 재검토하거나 절충점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고용형태의 문제점을 해소하자는 것인 만큼 협동조합이나 자회사 설립안이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회사를 세우기도 전에 노조 동의부터 받으라는 것은 논의의 본질에서 어긋나는 것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