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기춘 항소심 진행한다…내달 17일 첫 공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이균진 기자 =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 News1 오대일 기자

항소이유서를 기한 내에 내지 못해 항소가 기각될 위기에 처했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에 대해 법원이 항소심을 진행하겠다고 결정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는 26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김 전 실장의 항소에 대해 본안심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우선 "김 전 실장의 항소이유서는 제출기한이 지나 제출돼 적법하지 않다고 본다"고 전제했다. 이어 "다만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라도 직권조사 사유가 있으면 심판할 수 있다"며 "직권조사 사유 범위 내에서 본안을 심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특검의 항소 이유와 관련해서도 변론을 열어 본안을 심리하는 게 타당하다"며 "다만 본안심리의 내용과 방향은 특검측은 항소 이유를 중심으로, 김 전 실장 측은 직권조사 사유를 중심으로 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지난 8월22일 소송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김 전 실장 측은 8일이 지난 30일 법원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특검법에선 통지를 받은 후 7일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게 돼 있어 원칙적으로 김 전 실장의 항소는 기각돼야 한다.


이날 검찰은 "제출기간이 지난 게 명백하기에 김 전 실장의 항소이유서 제출은 적법하지 않다"며 "김 전 실장은 항소이유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것 자체가 부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법에서 정한 기간을 놓친 건 잘못이지만 이 사건은 그와 관계없이 심리할 사유가 있다"며 "김 전 실장의 혐의가 공소장에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고, 이 사건은 사회적으로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맞섰다.

김 전 실장의 항소를 받아들인 재판부는 10월17일 오전 10시 정식 공판기일을 열고, 양 측의 항소 이유에 대해 자세히 듣기로 했다.

이 밖에도 재판부는 "특검 증거들은 모든 피고인에 공통되는 부분"이라며 1심에선 따로 진행됐던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에 대한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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