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활동하면 '명단'에…"노동계 블랙리스트 존재" 폭로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종오 새민중정당 의원과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노동계 블랙리스트 국회 진상조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9.2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취업은 물론 아르바이트까지 금지당하는, 이른바 '노동계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택배노조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새민중정당 김종훈·윤종오 의원으로 꾸려진 '노동계 블랙리스트 국회진상조사단'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진상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계 블랙리스트는 존재한다"고 폭로했다.


진상조사위는 지난 5월 CJ대한통운과 현대중공업 블랙리스트 피해자를 조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리점 및 업체 사장 조사를 거쳐 CJ-현대중공업 본사에 대한 조사를 시행했다.

이어 6월부터 7월까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피해자 조사, CJ대한통운 대리점 및 현대중공업 하청업체와 본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추진해왔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은 사내 노동조합건설을 주도한 택배기사 4명의 이름을 명시하고 '취업요청을 거절하라'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각 대리점에 발송했다"며 "노동계 블랙리스트는 실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Δ택배노동자 김모씨가 취업과정에서 자신의 이름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녹취록 Δ택배노동자 이모씨가 노도활동을 이유로 다수의 택배회사로부터 취업을 거절당한 사례 Δ택배노동자 이모씨가 과거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취업은 물론 아르바이트도 금지당하도록 조치했다는 택배회사 간부의 증언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진상조사위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의 경우 하청지회 조합원을 고용할 경우 원청이 폐업을 유도하며 압박한 사례, 하청지회 조합원을 채용하던 도중 원청의 간섭으로 고용을 하지 못한 사례도 소개했다.

이어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의 경우 107일간 고공농성을 통해 고용승계에서 배제된 조합원을 복직시키고 해고자들을 순차 복직시킬 것을 합의했다"며 "반면 CJ대한통운은 '자신들과 무관한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상조사위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CJ대한통운의 부당노동행위를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각하한 점도 비판했다. 이들은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신분을 악용해 취업을 막는 반노동 행위를 근절해야 할 노동청이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의미하는 특수고용노동자는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퀵서비스 배달기사, 대리운전자, 택배노동자 등 형식상 '사업자'로 분류되는 노동자다. 현행법은 이들을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중간단계로 보고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전국 택배노동자들은 Δ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 Δ택배노동자 노동조합 설립필증교부 ΔCJ대한통운 특별 근로감독 실시 등을 요구했다.

한편 CJ대한통운 본사는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CJ대한통운과 무관하고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진상조사위의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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