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최적의 구매조건 알려준다"…SAP, 내년 상반기 솔루션 출시

알렉스 아츠버거 SAP 아리바 회장

"인공지능(AI)을 통해 기업 고객이 어떤 조건으로 계약을 하는 것이 효과적일지를 알려주는 솔루션을 내년 상반기에는 출시할 예정입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SAP 뉴욕 본사에서 만난 알렉스 아츠버거 SAP 아리바 회장은 "IBM 왓슨은 물론 SAP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레오나르도와 협력해 구매솔루션의 인지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리바는 소싱에서부터 결제 단계까지 구매조달 프로세스를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솔루션이다. 쉽게 말해 기업용 온라인 장터다. 아리바의 고객 수 280만명, 하루 평균 거래량은 1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아마존, 알리바바, 이베이를 합한 시장을 웃도는 규모다. SAP는 기업 디지털화를 통한 기존 구매조달 방식의 변화를 강조한다.

아츠버거 회장은 "우리는 구매조달 솔루션을 통해 물품을 사고 파는 구조를 새롭게 바꾸고자 한다"며 "대표적으로 종이 기반의 구매조달 환경을 일반 소비자가 웹사이트를 이용하듯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리바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포춘지 선정 상위 500개 기업의 약 76%가 아리바를 사용 중이다.

디지털화를 이끄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다. 핵심이 되는 것은 공급자가 제공하는 가격 정보. 아리바는 네트워크를 동원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국의 모든 종류의 제품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최저가 탐색을 떠나 비도덕적인 행태를 하는 공급자들을 걸러내는데 요긴하게 쓰인다.


아츠버거 회장은 "우리 비즈니스는 예컨대 500명의 구매자를 위해 8000명의 공급자를 분석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궁극적으로 아동을 노동에 동원한다든가 저임금으로 영업을 하는 이른바 글로벌 이슈까지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하자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아리바는 SAP가 주력하는 전사적자원관리프로그램(ERP)을 통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와 외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얻는 데이터 등이 구매 정보와 연결돼 시너지를 내는 효과도 노린다. 실제 이 솔루션은 고객이 어디에서 어떤 것을 구매하는지와 가격비교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먼 얘기지만 B2B(기업간거래)에서 B2C(기업과 소비자간거래)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최근 들어 아리바는 유럽, 아시아 등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아시아의 경우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이슈로 구매조달 솔루션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녹십자가 아리바를 도입했다. 아츠버거 회장은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솔루션 자체를 현지화하지 않지만 관리체계를 변화시키는데 일조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기조"라며 "실제 아시아 고객들도 관행 등의 측면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