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조 강남 최대 재건축의 주인공은 '현대건설'

현대건설 관계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에서 강남 최대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의 시공사로 선정된 뒤 기뻐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감사합니다! 디 에이치, 열심히 하겠습니다!!"
　
결국 ‘현대건설’이 승자가 됐다. 현대건설은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에서 409표 차이로 GS건설을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총회는 오후 5시쯤 현대건설의 승리를 알리며 끝났다. 시공사 선정엔 전체 조합원 2292명 중 219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중 1295명이 현대건설을, 886명이 GS건설을 선택했다. 두 업체간 표 차이는 409표였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을 보였다. 부재자투표를 하지 않은 현장 투표자(399명)가 막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했다. 시공사 선정 투표 이후 한 조합원은 “처음부터 현대건설이 우세한 것은 아니었다”며 “막판에 일부 조합원의 마음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에서 강남 최대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의 시공사로 선정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이로써 현대건설은 강남 최대 재건축단지에 ‘디 에이치’라는 브랜드를 달 수 있게 됐다. 특히 단순 공사비만 2조6000억원으로 전체 10조원 규모의 사업단지다.
　
투표 결과를 들은 현대건설 임직원은 체육관 앞에서 큰 박수와 환호로 기쁨을 드러냈다. 임직원은 체육관을 나오는 조합원들에게 일일이 목청을 높여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현대건설은 “100년 주거 명작을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같다”고 공식 소감을 밝혔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이날 총회에서 “70년의 역사를 믿고 맡겨달라”며 조합원들에게 간곡히 호소했다.
　
‘디 에이치’ 브랜드를 달게 된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달 서초구청에 신청한 사업시행인가 결과가 추석 이후엔 나올 것으로 업계에선 예측하고 있다. 조합은 연내 관리처분 총회 개최를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재건축이 완성되면 지하 4층~지상 35층, 55개동, 5388가구의 대단지가 들어선다. 이중 3000가구 이상은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단지 내엔 64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 북카페와 도서관, 식물원 등 최고급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선다.
　
시공사 선정 이후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현대건설은 세대당 7000만원의 이사비 지원이 위법으로 결론나자 다른 방식으로 이익을 돌려주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사업제안서 내용과 과잉영업 과정에서의 위법 여부가 수면 위로 오를 수 있다. 시공사 선정 최종 결과 발표에 앞서 총회 사회자는 “(조합원들은) 그 어느 쪽이 선정되든 결과를 그냥 받아들여달라”고 재차 부탁의 말을 했다. 그만큼 그동안 조합원들 사이에서 양쪽 건설사로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는 의미다. 이날 한 조합원은 어느 쪽도 결정하지 못하고 투표용지에 “두 건설사가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적어 무효처리되기도 했다.
　
일부 조합원은 총회에 앞서 “GS건설이 총회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 어떤 소송도 하지 않겠다는 확약이 가능한지” 공식 질의했다. 이에 GS건설은 “총회가 끝나면 그동안의 사실관계를 종합 평가, 정리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답해 여지를 남겨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