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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아들과 인연 끊겠다" 기막힌 母子 무슨 사연?

[MT스토리] 결혼문제로 갈등 촉발, "고통뿐인 관계"…법원 "단절? 규정 없어 불가"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입력 : 2017.10.01 09:03|조회 : 216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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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김현정 디자이너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최근 한 언론사에 특이한 전화가 걸려왔다. 유명대학 교수인 A씨의 말이 기사에 전문가 의견으로 인용됐는데 A씨 자질에 문제가 있다며 이를 삭제해달라는 요구였다. 전화를 건 사람은 놀랍게도 자신을 A씨의 어머니라고 밝혔다.

알고 보니 A씨와 어머니는 우리나라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부모자 관계 단절 소송'의 당사자들이었다. 이 소송은 서울고등법원까지 올라갔으나 올해 2월 각하됐다. 소송 요건이 불충분해 판결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게 각하다. 재판부는 부모자 관계를 단절할 법률 규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법으로도 재단 못한 사연은 이렇다. A씨는 2010년 결혼 문제를 놓고 친부모와 사이가 나빠졌다. A씨는 본인이 선택한 여자와 결혼을 원했지만 아들이 고른 여자를 탐탁지 않게 여긴 부모는 반대했다. 결혼을 허락해달라고 거듭 말할수록 부모와 사이는 틀어졌다.

결혼 문제로 갈등하던 중 수익자가 자신 명의로 된 종신 보험금 2억여원을 A씨가 해약해 찾아가면서 모자 관계는 더 악화됐다. 같은 해 7월 어머니는 아무런 상의 없이 찾아간 보험금을 돌려달라며 아들 집 앞에 찾아갔지만 A씨는 연락을 피하고 만나주지 않았다.

A씨는 결국 부모 없는 결혼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그해 12월 결혼식을 치렀고 한 달 후에야 이 소식을 들은 부모는 충격에 빠졌다. 따져 묻기 위해 찾은 아들 집 현관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화가 난 부모는 현관문 열쇠를 부수기까지 했다.

감정의 골은 깊어져만 갔다. A씨는 부모가 난동을 부린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부모가 자신을 때리려 하자 부모를 재물손괴와 폭행죄로 형사고소했다. 부모는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이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갈등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이 파국으로 치달았다. 이번에는 A씨 어머니가 소송을 냈다. A씨 부모는 비밀 결혼식을 올리기 전 아들이 자신의 집 현관문을 발로 수차례 차 현관문을 찌그러트리고 손잡이도 휘게 만들었다며 존속상해·협박, 재물손괴죄로 고소했다. 자신의 사무실을 찾아온 어머니를 문밖으로 밀쳐내며 등과 손을 다치게 했다고도 주장했다. 결국 서울가정법원은 2012년 5월 A씨가 어머니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호처분 결정을 내렸다.

A씨 어머니의 소송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들이 일방적으로 가져간 보험금을 돌려받겠다며 부당이득 반환 소송도 걸었다. A씨는 부모가 증여했다며 반환을 거부했고 끝내 승소했다.

어머니는 A씨가 근무하는 학교 주변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1인 시위를 벌였고 A씨는 급기야 어머니를 상대로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이 2015년 2월 이를 받아들여 어머니가 아들 근처로도 갈 수 없는 상황까지 갔다.

끝없는 소송과 싸움이 이어지자 A씨 부모는 아들을 상대로 부모자관계 단절 소송을 제기하는 데 이른다. 아들이 태어난 때부터 모든 부모·아들 관계를 끊게 해 달라고 2015년 5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 발생한 모든 권리·의무를 잃게 하고 앞으로도 절대 주장하지 못하게 해 달라는 요청이다.

A씨 어머니는 "부모와 대화를 거부하며 무조건 검찰, 경찰에 고소하는 게 자식이 부모에게 할 짓이 아니다"며 "부모자 관계를 유지하는 건 견딜 수 없는 고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법의 영역'이 아니라고 봤다. 서울고법 민사22부(부장판사 한창훈)는 올해 2월 "A씨와 부모 사이에 일반적인 부모·아들 관계에서는 보기 힘든 극심한 분쟁이 계속됐고 그 관계가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파탄에 이른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각하했다.

재판부는 "부모자 관계를 아들의 출생 시로 소급해 끊을 수 있다는 법률 규정이 없다"면서 "부모자 관계를 더 유지하는 게 A씨 부모에게 고통만을 주더라도 (법적으로) 단절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보라
이보라 purple@mt.co.kr

사회부 사건팀 이보라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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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koreanadia1  | 2017.10.0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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