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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에 ‘KOREA’ 명패 달 기회 온다

[IAC 2017]닷새간 대단원의 막…우주개발 ‘협업’ 새로운 2막 알려

머니투데이 애들레이드(호주)=류준영 기자 |입력 : 2017.10.02 03:00|조회 : 6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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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보통의 국제회의에선 참가자들이 노트북을 켜고 뭔가를 기록하는 모습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국제우주대회’(International Astronautical Congress, IAC)에선 이런 모습이 흔치 않다. 왜일까?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관계자는 “IAC 중국대회 때는 기밀 노출을 우려한 NASA(미국 항공우주국)가 대회에 참가하는 50명의 과학자들에게 노트북을 들고 가지 못하게 막은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치열한 우주개발 경쟁의 단면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우주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 규모 우주분야 행사 ‘제68회 IAC’가 호주 애들레이드 컨벤션센터에서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달 29일 폐막했다. 이번 대회를 관통한 대표 키워드는 ‘협업’이다. 달·화성탐사처럼 많은 재원과 전문인력을 요하는 굵직한 거대 우주 프로젝트를 앞둔 상황에서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환경 변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국제공동연구 기반을 갖추는 건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다.   이번 IAC에선 우주기술 최전선에 있는 NASA가 먼저 나서 ‘우주기술 표준’을 이루자고 제안했다. 독자 개발 시대는 끝났다는 메시지로 읽혔다. UAE(아랍에미리트) 등 이제 막 우주기술 개발 대열에 뛰어든 신흥 우주국들이 쌍수를 들고 반겼다.   더 나아가 신냉전 시대 앙숙 관계인 미국과 러시아가 달에 첫 우주기지를 건설하려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손을 맞잡으면서 갈등을 넘어 화해와 협력 무드가 조성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프랑스 등 우주선진국 7개국과 양자회의를 열어 달 탐사 등에서 상호 협력하는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마련했다. 2017년 IAC는 그야말로 우주개발의 새로운 2막이 시작됐음을 선포하는 자리였다. 이번 대회 기간 주목할만한 우주기술 트렌드와 성과 등을 짚어봤다.
달기지 상상도/자료사진=건설硏
달기지 상상도/자료사진=건설硏

◇미·러 달기지 개발 맞손 ‘톱뉴스’=N올해 IAC의 최대 빅뉴스를 꼽으라면 달 기지 건설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키로 한 NASA와 러시아 우주공사 로스코스모스간의 합의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가 달 공전궤도 내에 유인 우주기지를 건설키로 한 공동사업은 우크라이나, 시리아 사태, 미국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 등으로 양국의 긴장 관계가 극도로 고조된 상황에서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깜짝뉴스였다.

로스코스모스 측은 이미 NASA와 향후 건설될 우주기지 도킹 유닛에 대한 기준에 합의했고, 양국이 달 궤도와 표면 탐사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 등 핵심작업을 2020년 중반부터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달은 우주탐사기지…“화성비행기 만들자”= 5일간의 IAC 행사 일정 중 1·2층 1000석 규모의 강연장이 복도까지 꽉 찰 정도로 붐빈 인기 섹션은 27일 열린 ‘달·화성마을 구축을 위한 과학기술·혁신·협력 그리고 미래를 위한 보장과 영감’이란 제목의 전문가 총회였다.

대부분의 국가는 달탐사가 화성을 가기 위한 전초기지 성격을 지녔다는 점에서 인식을 함께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달을 화성 등 지표면이 암석으로 이뤄진 지구형 행성을 탐사하는 우주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유일하게 한국인 강연자로 무대에 선 이태식 한양대 교수(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는 달과 화성에 3차원(D) 프린터로 건축물을 짓는 기술을 소개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전문기술 섹션에선 영국 서리대학교가 화성 지표면 관측 작업을 신속·원활하게 수행할 ‘화성 비행기’를 만들자는 제안을 던져 눈길을 끌었다.

대학 측은 “화성로보(rover·탐사로봇)는 하루에 1~10km를 이동하는 게 고작이지만 비행기는 하루에 100km까지 움직일 수 있다”며 “화성 비행기를 한 달만 가동해도 기존에 인류가 알던 화성에 대한 지식을 새롭게 재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리대학교는 1992년 발사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공동개발한 곳이다.

큐브샛 상상도/자료사진=SK텔레콤
큐브샛 상상도/자료사진=SK텔레콤

◇작은 위성이 맵다…이젠 ‘큐브샛’이 대세=작년 말 민간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의 설립자 엘런 머스크 CEO(최고경영자)가 10년내 4425개의 초소형위성 ‘큐브샛’(CubeSat)을 쏘아 올려 낙후지역까지 커버할 수 있는 전세계 초고속 위성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큐브샛은 평균 무게 10kg 이내, 데스크톱(10×20×30cm) 크기만해 ‘우주계 드론’으로 통한다.

머스크의 발표 이후 큐브샛은 IAC 스포트라이트 중심에 섰다. 각국에서 이뤄지는 큐브샛 개발 프로젝트가 속속 공개됐다. 무엇보다 큐브샛을 이용한 화성탐사계획이 전세계 과학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는 간단히 말해 수많은 큐브샛이 화성을 둥글게 감싸듯 위치해 지표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활동 영역을 크게 나눠 운용 중인 모선에 관측 정보를 모아 지구로 이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큐브샛은 원래 대학 등에서 교육용 위성으로 쓴다. 하지만 초박형 반도체 기술 개발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현재 위성의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큐브샛은 군집 형태로 편대 비행을 하며 지구 및 기상관측, 대기오염 분석, 정찰, 통신중계, GPS 서비스, 우주탐사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기존 대형 위성에 비해 로켓 하나에 여러 개를 실어 올릴 수 있고, 1년 이내 단기 개발도 가능해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김해동 항우연 IT융합기술팀장은 “곧 국가우주개발 중장기계획 3차안이 수립될 예정인데 여기엔 저비용·고효율 우주탐사를 목표로 한 계획안도 포함될 예정”이라며 큐브샛을 활용한 우주탐사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우주쓰레기 상상도/자료사진=ESA
우주쓰레기 상상도/자료사진=ESA

◇좀비 위성 잡는 헌터 기술 ‘미래 블루오션’=이번 IAC 행사에선 국제우주파편조정위원회(Inter-agency Space Debris Coordination Committee, IADC)가 수립하는 ‘우주폐기물 감소 가이드라인’의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IADC는 1993년 설립된 국제기관간 회의체로 늘어나는 우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위성 발사국을 대상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재 지구 궤도에는 레이더를 통해 추적 가능한 우주 쓰레기 개수가 약 50만개. 추적이 어려운 1㎝ 크기 이하의 쓰레기까지 합하면 그 개수는 못해도 3억개 이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가이드라인은 이를테면 수명이 다한 저궤도 위성, 즉 좀비 위성은 고도 600㎞ 이하로 낮춰 25년 안에 지구 대기권에 진입·소멸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선 우주기술계 핫 아이템인 큐브샛에 대한 처리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큐브샛은 한 번 쏘면 수십·수백대씩 우주 궤도에 띄워진다. 향후 우주 쓰레기로 남게 되면 잠재적 위험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위원회 한국 대표 자격으로 참여한 김해동 항우연 IT융합기술팀장은 “좀비 위성을 잡아 처리하는 헌터 기술이 향후 로켓 및 위성 서비스에 이은 차세대 수출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김 팀장은 “유엔(UN)이 언젠가는 위성이 우주에서 고장이 나거나 수명이 다하면 어떻게 치울 것인지 등을 계획서에 명확하게 적지 않으면 발사 승인을 아예 해주지 않을 날이 올 것”이라며 “클린 스페이스 기술 시장은 우리가 반드시 도전해 볼 만한 블루오션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국제우주정거장/자료사진=ESA
국제우주정거장/자료사진=ESA

◇우주정거장 운명 2019년내 결정…탐 낼만한 우주요새=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운명이 늦어도 2019년 내엔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러시아 정부가 미국, 일본, 유럽 등 16개 국가들이 공동운영하고 있는 ISS의 수명은 2024년이다. ISS 운영을 위한 협정이 2024년까지만 체결돼 있다.

이번 IAC에서 미국 측은 늦어도 2019년까지 ISS를 2028년까지 연장하든지, 아니면 우주 무덤으로 보낼 지를 결정해 달라며 ISS 운영국에 최후 통첩을 날린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측은 “ISS를 산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에 접근하고 있다”며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했다.

ISS는 달·화성 탐사 계획을 앞둔 국가라면 탐을 낼만한 우주요새다. 이곳에서 각종 우주탐사 미션을 매우 효율적이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 대부분의 나라가 우주탐사첫 걸음을 이곳에서 뗀다고 할 정도다. 만일 연장안이 확정되면 한국에게도 ISS 공동운영국으로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항우연 측의 예상이다.

김인선 항우연 부원장은 “ISS 프로젝트가 처음 시작될 때 우리나라는 기술·투자력, 연구기반 등이 모두 떨어져 비용대비 효과 측면에서 효용성이 낮았지만, 지금은 참여를 고려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 수준에 올라와 있다”며 “2019년 이후엔 막대한 돈을 투자한다고 해도 마땅히 참여할 방법이 없을 수 있어 지금부터 ‘포스트 ISS’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해 봐야 할 때”라고 밝혔다.

IAC 2017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스에서 김인선 부원장이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IAC 2017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스에서 김인선 부원장이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佛, 韓달탐사 2단계부터 합류…7개국 양자회의 소기의 성과=이번 대회기간 우리나라는 NASA와 가진 양자회의에서 한국형 달탐사 프로젝트 시험용 달궤도선(KPLO) 협력 현황을 논의했다.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원(CNES)과의 양자회의에선 한국형 초정밀 GPS(위성항법장치) 보정시스템(KASS) 관련 실무 협력방안이 논의됐다.

한국 달탐사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인 독일 항공우주청(DLR)은 2단계에서부터 참여키로 결정하고, 앞으로 달 과학탐사 부문에서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키로 했다.

2020년 IAC 개최국으로 선정된 UAE(아랍에미리트) 우주청과는 제8회 달탐사 심포지엄을 공동개최키로 했다. 이밖에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와는 향후 달탐사 협력 가능성, 러시아 국영우주기업(ROSCOSMOS)과는 발사체 분야 전반에서 협력 확대방안, 캐나다 우주청(CSA)과는 양기관 협력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IAC 차기 대회는 내년 10월 1일 독일 브레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019년 대회는 ‘아폴로11호’ 달착륙 50주년을 기념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류준영
류준영 joon@mt.co.kr twitter facebook

※미래부 ICT·과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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