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재건축 수주경쟁 자제하라"…건설업계 엄중 경고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감도. /사진제공=재건축조합

정부가 최근 과도한 정비사업 수주경쟁과 관련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을 불러 엄중 경고했다. 앞으로 과도한 이사비 지급, 재건축 부담금 지원 등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금품·향응을 제공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현장점검을 통해 엄격히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난 28일 주요 8개 건설사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벌어지는 과열경쟁에 대한 업계차원의 자정노력을 촉구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근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 경쟁을 벌인 현대건설과 GS건설을 비롯해 △대림산업 △대우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8개 건설사가 참석했다.

국토부는 최근 서울의 재건축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나타난 건설사 간 과열경쟁이 불법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시장질서를 흐릴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마련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에 참여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이사비로 7000만원을 무상지원하겠다고 약속해 논란을 빚었다. 롯데건설은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입찰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접수하지 못하면 569억원의 재건축 초과이익부담금을 대납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국토부는 이같은 행위가 모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위반이라고 보고있다. 도정법 11조에 따르면 누구든 시공자의 선정과 관련해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의사를 표시해서는 안된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연말까지 시공사 선정 단계에 있는 재건축 현장을 대상으로 합동현장점검을 벌여 금품·향응 등 불법행위가 발견될 경우 엄중 처벌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주택업계는 정부의 경고를 엄중히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은 다음달 중 주택협회를 통해 주택업계의 자정노력 의지를 표명하고 공정경쟁을 위한 제도개선 사항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기준을 개정해 위법소지가 있는 경쟁에 대해서는 입찰자격 박탈 등 처벌을 강화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국토부와 협의해 관련 법령을 토대로 적정 이사비 기준을 제시한다.

지난 8월 도정법 개정으로 내년 2월부터는 시공자 선정 관련 금품·향응 수수행위 신고자에 대한 신고포상금 및 자수자 감면제도가 시행된다. 앞으로는 금품·향응 제공으로 일정금액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정비사업 입찰참가를 제한하는 제재규정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