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하드웨어 야심' 담은 제품 대거 공개

구글이 4일(현지 시간) 공개한 하드웨어 신제품들.

구글이 자체 제작 스마트폰 '픽셀2' 시리즈를 비롯해 AI(인공지능) 스피커, 무선 이어폰, 태블릿 겸용 노트북 등 다양한 하드웨어 신제품을 공개했다. AI 기반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독보적인 플랫폼 구축을 노리는 구글의 야심에 찬 행보다.

구글은 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픽셀2' 시리즈를 포함한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공개했다.


구글이 설계한 픽셀2 시리즈는 스마트폰 최초로 eSIM카드 시스템을 지원하고, 카메라와 AI 기능 등 전반적인 성능을 향상시켰다. 구글의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 기반의 '구글 렌즈'도 처음으로 탑재했다. 픽셀2 시리즈는 앞서 애플이 '아이폰X'의 차별화 기능으로 내세운 AR(증강현실) 스티커도 제공한다. 픽셀2 시리즈는 5인치 AMOLED 제품과 6인치 P-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픽셀2XL로 구분된다.

픽셀2와 동반 판매를 노리는 무선 이어폰 '픽셀 버드'도 선보였다. 픽셀 버드는 자체 터치 패드로 구글 어시스턴트 작동이 가능하고, 40개 언어를 실시간 번역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구글은 소비자들의 비판에도 픽셀2 시리즈에서 이어폰 단자를 없앴다. 향후 픽셀 버드를 주요 모바일 제품 중 하나로 내세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7' 이어폰 단자를 없애면서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공개한 것과 같은 전략이다.

이날 AI 스피커 '구글 홈'의 신제품 '구글 홈 미니'(이하 미니)와 '구글 홈 맥스'(이하 맥스)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미니는 보급형 제품, 맥스는 사운드 효과를 강조한 대형 모델이다. 구글은 미니와 맥스 출시로 AI 스피커 제품군을 다양화해 AI 스피커 지배력 강화에 나선다.


구글의 크롬 OS(운영체제) 기반 '픽셀북'은 태블릿 겸용 노트북으로 애플의 '맥북'과 '아이패드' 대항마로 내세운 제품이다. 이밖에 구글은 스마트폰 장착형 VR(가상현실) 기기 '데이드림 뷰' 신제품과 핸즈프리 카메라 '구글 클립' 등도 공개했다.

구글이 이날 발표한 하드웨어 신제품들은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프로젝트 파이'(알뜰폰), '구글 포토'(사진 클라우드), '유튜브 뮤직'(음원) 등 자사의 소프트웨어 제품들과 연계를 강조했다. 전 세계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자사의 소프트웨어 지배력을 하드웨어 제품들의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아울러 구글은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바탕으로 AI 기반 확장에도 나섰다. 현재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는 스마트 홈 기기는 100개 이상 브랜드의 1000여개 제품에 달한다.

구글 하드웨어 담당 수석부사장인 릭 오 스텔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AI 교차점에서 장치를 만들면 삶이 편해지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구글의 하드웨어 사업은 시작 단계에 있으며 장기적인 구축과 투자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