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꼭두' 인기몰이…김태용 감독 "계속 보완할 것"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29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공연 '꼭두' 프레스콜에서 출연배우들이 하이라이트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국악원의 대표공연 ‘꼭두’ 는 아이들이 할머니의 꽃신을 찾아 시장을 헤매다가 환상의 세계로 빠져든다는 내용의 작품으로 오는 10월 4일부터 22일까지 공연된다. 2017.09.29.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국립국악원의 추석 공연 '꼭두'가 추석 황금연휴 막바지에 시작돼 관객석을 가득 채우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4일 개막한 공연 '꼭두'는 '영화를 만난 국악 판타지'를 표방하고 있다. 남도의 장터와 시골집, 상여행렬은 무대 위 스크린을 통해서 비쳐지지만 환상세계와 현실의 경계인 저승은 무대 위에 고스란히 구현된다. 이질적인 두 세계지만 배우들의 호연과 영화 '가족의 탄생' '만추'를 감독한 김태용 감독의 섬세한 연출로 어색함 없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음악감독을 맡은 방준석 작곡가의 역량도 돋보인다.

할머니의 꽃신을 찾으러 떠난 남매가 예기치 않은 사고를 한 뒤 저승길목에 들어서 4명의 꼭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스크린과 무대를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5일 공연장에서는 공연을 함께 지켜보며 꾸준히 작품을 개선해나가고 있는 김태용 감독과 방준석 감독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공연에 앞서 관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던 김태용 감독은 “계속 보완해 나가는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라며 새로운 연출형식의 작품에 대한 겸손함을 드러냈다.

국악공연 꼭두를 연출한 영화감독 김태용/사진=배성민 기자

김 감독은 팬들에게 둘러싸여 함께 기꺼이 스마트폰 촬영에 응해주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스스로의 연출역량 못지 않게 중화권의 세계적인 배우인 탕웨이의 남편으로도 알려진 그의 소탈한 면모가 반영된 것이다. 공연 관계자는 “김 감독의 부인인 탕웨이가 리허설 때 직접 무대에 한차례 찾아왔을 정도로 남편의 연출 작품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방준석 음악감독은 “꼭두의 (기획과 곡작업 등) 준비기간이 짧았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이런 작품을)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계속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준석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 '베테랑' '사도' 등 영화음악 작업을 두루 맡았던 기타리스트 겸 음악감독이다.

이승에서 일어나는 남매의 현실 이야기는 전남 진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스크린에 투영된다. 삶과 죽음이 멀지 않은 할머니와 어린 남매의 일상은 김 감독의 시선이 투영돼 담담하면서도 따듯하게 전개된다.

꼭두를 만난 판타지의 저승세계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기악과 성악,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다양한 춤사위로 묘사된다.

서천꽃밭, 삼도천, 흑암지옥은 다양한 장치와 소품으로 무대 위에서 재현되고 상상의 동물인 해태가 등장한다. 해태는 길잡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애완동물처럼 친근하기만 하다.

영화 '부산행'(2016)과 '군함도'(2017)로 존재감을 과시한 김수안과 영화와 드라마에서의 대표적인 신스틸러 배우로 꼽히는 조희봉 등 출연자들의 연기도 돋보인다. 저승길에 접어든 어린 남매를 지켜주고, 할머니의 저승길을 인도할 꼭두들이 작품을 이끌어나가는데 꼭두는 상여에 장식된 나무 조각을 가리킨다.

연휴 막바지에 개봉해 고향을 다녀왔음직한 가족 관객들에게 호소하는 바도 있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떠나려는 할머니와 ‘할머니의 꽃신을 찾으러 나섰다 들어선’ 저승에서 이승으로 돌아와야 하는 손자들의 포옹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실제로 할머니의 인도로 다시 이승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할머니를 부탁하는 편지를 써 상여의 꼭두에 걸어둔다. 남도길의 논두렁과 쓸쓸한 듯 분주한 시골 장터 풍경,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자식들의 눈물은 며칠 전 들렀음직한 고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다.

22일까지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한다. S석 5만원, A석 3만원. 추석 연휴 기간인 8일까지의 공연에 한해 전석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