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FRB 의장은 누구?…워시 vs 파웰 '2파전'

이르면 이번 달 발표될 거로 예상되는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누가 될 것인가를 두고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케빈 워시 전 FRB 이사와 제롬 파웰 현 FRB 이사의 ‘2파전’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의외의 인물이 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게빈 데이비스 컬럼니스트는 워시와 파웰이 차기 의장으로 가장 유력한 가운데 재닛 옐런 현 의장의 연임 및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지명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고 전했다. 그는 워시와 파웰의 선임 가능성이 약 30~35% 정도이며 옐런과 콘의 지명 가능성은 10% 부근으로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2월 임기를 마치는 옐런 의장의 후임을 수주 내로 지명할 전망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 장관이 숏리스트(최종 후보명단)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도 마무리돼 가는 단계로 알려졌다.

데이비스는 2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후보 중에선 파웰이 워시보다 시장에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월은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등 워시보다는 상대적으로 비둘기적(통화부양 지지)인 인물로 분류된다. 동시에 은행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옐런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입장이다.

워시에 대해선 ‘가장 흥미로운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전에 FRB의 양적완화를 비판하는 등 매우 매파적(통화긴축 지지)인 기조를 유지해 온 인물이다. 최근엔 현재 2%인 FRB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1~2% 사이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FRB의 데이터 의존적 정책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등 급진적인 발언들은 내놨다.


그는 자산가격 상승을 꺼리는 매파적인 인물이면서, 이와 대조적으로 트럼프의 성장 정책을 매우 강력히 지지하는 인물이다. 데이비스는 “파웰은 안전한 선택이 될 것이며 워시는 더 도전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옐런이 재지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전임 대통령들은 통상적으로 FRB 의장을 재지명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공화당 출신이 FRB 의장을 맡는 게 더 적절하다는 발언을 했다. 게다가 옐런은 트럼프 취임 후 단 한 번 만났을 뿐이다.

다만 옐런이 미 재무부과 우호적이라는 점 그리고 그의 재지명이 시장에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란 점 등을 이유로 재지명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전망이다.

8월까지만 해도 가장 유력한 차기 의장으로 거론됐던 콘 의장은 여전히 후보군에 이름은 올리고 있으나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가 샬러츠빌 유혈사태 이후 트럼프의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을 비판하면서부터다. 골드만삭스 경영진 출신의 콘은 통화정책을 해 본 경험은 없지만, 시장에 대한 이해가 밝은 인물로 꼽혀 왔다.

예상외의 인물이 등장할 수도 있다. ‘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최고경영자(CEO)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차기 후보로 예상했다. 그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가장 비둘기적인 인물로 분류되는 만큼 성장 친화적인 트럼프 정책과 호흡을 맞출 수 있으리란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