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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전기차가 친환경차라고?

우리가 보는 세상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입력 : 2017.10.12 05:30|조회 : 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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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지난 7월 볼보자동차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화제가 된 흥미로운 선언(?)을 내놨다. 완성차업체 최초로 2019년부터 가솔린과 디젤엔진 등 순수 내연기관차는 출시하지 않고 대신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순수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만 생산하겠다고 한 것.

"사업의 핵심을 전기차로 옮겼다"며 "순수 내연기관 자동차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호칸 사무엘손 볼보 최고경영자(CEO)의 언급이 뒤따라 왔다.

물론 뒤늦게 볼보코리아가 "2019년 이후 내연기관차 신차종을 내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그간 출시해온 디젤과 가솔린 엔진모델은 계속 생산과 판매가 이뤄진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업계의 트렌드가 전기차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블룸버그 뉴스 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전기차는 오는 2040년까지 글로벌 신차 판매량의 54%를 차지하고, 글로벌 차종의 33%를 점유할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디젤 게이트' 파동으로 물의를 빚은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브랜드가 친환경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앞다퉈 대규모 전기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그룹 회장은 "2025년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80종을 개발하고, 2030년까지 (전기차 중심의) e-모빌리티에 200억 유로(약 27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디터 제체 다임러AG 회장도 "2022년까지 벤츠 시리즈 중 하나의 모델은 전기구동화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며 100억 유로(13조6000억원)를 전기차 부문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친환경차의 대명사로 부각된 전기차의 친환경성에 대한 논란은 업계에서도 분분하다.

세르지오 마르키온네 페라리 CEO는 최근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 "검증 없이 무조건 전기차가 환경에 더 좋다고 판단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선을 그었다. 전기차의 동력원이 무엇인지, 배터리는 어떻게 만드는지,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모두 따져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화석연료에 의지해 전기를 생산하면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내연기관차의 경우 운행단계에서 오염물질이 주로 배출되는 반면 전기차는 전기 생산단계에서 나온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연구팀이 에너지가 생산된 후 자동차 바퀴를 돌리기까지 전 과정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친환경적인 차와 가장 오염물질이 많은 차 모두 전기차였다. 전자는 재생가능에너지로, 후자는 석탄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충전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와 같이 전력생산의 40%를 석탄발전에 의존하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5% 미만인 국가에서 '전기차=친환경차'라는 공식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안상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이 최근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전기차의 역설'이라는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으로 도로오염원(차량)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양은 감소하나 전력생산을 위해 배출되는 양은 오히려 증가한다"며 "결과적으로 전기차 보급으로 사회 전체적으로 배출되는 미세먼지 양은 증가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와중에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최근 자동차업계 대표들을 만나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전기차 의무판매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충전시설 등 인프라 미비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전력 생산 단계를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게 더 시급해 보이기 때문이다.

"10년 전 제조사들이 디젤엔진을 만들게 했는데 (디젤 게이트 등의) 결과를 보라"며 "지금 전기차를 권장한 뒤 10년 후 '그 에너지원이 사실 더러웠다'며 탄압할지도 모른다"는 제체 회장의 일갈은 그래서 곱씹어 볼 만하다.

전기차를 진정한 '친환경차'로 만드는 건 우리 손에 달렸다.
[우보세]전기차가 친환경차라고?

최석환
최석환 neokism@mt.co.kr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글.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를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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