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4차산업혁명위원회 첫회의 직접 주재한 까닭은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나는 아이들의 대통령 뽀통령. 내년에 제가 아이들을 대표해서 정상회담을 요청 드릴 예정이었습니다.”

11일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산업혁명위) 출범 행사가 진행된 상암동 서울산업진흥원 에스플렉스센터. 문 대통령은 행사 전 인공지능(AI) 뽀로로 캐릭터 상품인 ‘뽀로롯’과 대화를 나눈 시간을 가졌다.뽀로롯은 사전에 입력된 응답으로 문 대통령에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오, 좋은데”라고 답했다. 뽀로롯은 실제 대화가 가능한 ‘프리 모드’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분이냐’는 주형철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의 질문에 “우리 아이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 주시는 인자한 대통령이셔”라고 답했다. 뽀로롯은 다만 “밥 먹었으냐”는 질문에 “코끼리 코딱지”라고 답해 주변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文 “4차산업혁명위, 혁신성장 청사진 제시할 것”=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4차산업혁명위 출범식과 첫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이 혁신 성장의 청사진을 만들어내고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혁신 성장’은 일자리와 소득주도 성장, 공정경제와 더불어 문재인 정부가 표방해온 ‘사람중심 경제’의 3대 축이다. 그동안 많은 논의와 구체적인 정책 추진이 있었던 다른 분야들과 달리, 혁신성장 분야는 상당히 지지부진했다는 평가다. 상징부처로 내세웠던 중소기업벤처부의 경우, 인사 난맥으로 아직까지 장관조차 앉히지 못했다. 이날 출범한 4차산업혁명위도 당초 구상보다 위상과 권한이 축소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위원장을 총리급으로, 또 대부분의 정부부처를 참여토록 했던 당초 구상에서 후퇴해 과기정통부 등 4개 부처만 참여했던 것. 이날 출범식과 킥오프 회의를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것도 이같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혁신성장의 컨트롤타워로서 위원회 역할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규제 샌드박스 도입=정부는 4차산업혁명위를 통해 산업, 경제, 사회, 제도, 과학, 기술 등 전 분야에 변화에 맞춰 각 분야가 긴밀히 연계된 종합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오는 2030년 최대 460조원의 경제효과와 80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기대되는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새로운 기술,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고 상용화 시점에 맞춰 개별 규제 해소 등 규제를 재설계할 방침이다. 규제 샌드박스란 기업이 새로운 기술, 제품, 서비스를 개발할 때 제한된 범위에서 실험할 수 있도록 모든 규제를 일시정지 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혁신적인 기술, 제품, 서비스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규제 이원화는 장병규 위원장의 강조해왔던 벤처 생태계 지론이기도 하다.

아울러 중소·벤처 기업을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성장단계별 지원을 강화하고 공정한 경쟁시장 환경도 조성된다. 사회·제도적 측면에서는 창의 융합 교육 저변을 확대하고 초중등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기본법, 기술 윤리헌장 제정 등 법, 제도를 정비하고 윤리 정립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