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지방자치 정책대상 (~10/20)
세상과 잘 사는법, 내가 잘 사는법 - 네이버 법률

[기고]원전 수출 국가총력전 펼쳐야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기고 머니투데이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 교수 |입력 : 2017.10.13 05:00|조회 : 5857
폰트크기
기사공유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원전수출전략협의회’에서 “에너지 전환 정책은 지진 위험성, 다수 호기, 인구밀집 등 국내 특수성을 고려한 것으로 해외 원전 수출은 달리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수익성과 리스크를 엄격히 따져서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탈원전을 기치로 내건 현 정부가 원전수출에 대해서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주무부처 장관이 뒤늦게야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백 장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원전수출의 적극적 지원이 과연 양립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국내에서 신규원전을 더 이상 못 짓게 하고, 더구나 공사진척률이 30%에 육박하는 신고리 원전 5·6호기마저도 공사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공론화에 부치는 마당에 수출이 과연 성사될 수 있을까.

원전수주의 기회를 따내기 위해 중요한 요소는 ‘실적과 안전’이다. 안전은 두말할 필요도 없으며, 국내외에서 얼마나 많은 원전건설과 운영 경험을 쌓았느냐가 원전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한 관건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1978년 최초로 원전 상업운전을 개시한 이래 26기의 원전을 가동하여 세계 5위의 원전강국으로 발돋움하였고, 세계적 수준의 원자로 제조기술을 확보하게 되었다. 여기에 원전 운영 경험도 축적되어 세계시장에서 유력한 원전수출국 반열에 올랐다. 우리나라가 2009년에 경쟁국들을 제치고 단일 공사로는 세계 최대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4기를 수주한 것은 바로 이러한 축적된 자산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새로운 원전을 더 이상 짓지 않고, 기존원전도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대로 폐기할 방침인 상황에서 과연 한국에 원전을 발주하려는 나라가 있을 수 있을까. 백장관은 최근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한 에너지포럼에서 “이제 우리나라는 원전 폐로 쪽에서 사업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규 건설 쪽은 더 이상 힘을 기울이지 않겠다는 것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세계를 보자.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올 7월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동중인 원전 446기에 2030년까지 167기가 추가 건설될 예정이다. 600조원이 넘는 거대한 신규 시장이다. 인접국 중국은 정부 주도로 원자력 부문 저우추취(走出去:해외진출)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파키스탄, 루마니아, 체코, 브라질 등으로부터의 수주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직후 전면 가동중지된 원전중 5기를 재가동한 일본도 원전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가 폐로 쪽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수출을 등한시할 순 없다.

쓰리마일섬 원전사고 이후 30여년간 자국내 원전건설이 중단되면서 원전산업 생태계가 와해된 미국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국내 원전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 원전 기술자들은 해외로 이탈할 것이다. 수많은 원전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800여개 부품 납품업체들이 고사될 게 뻔한 이치다. 거액의 자금을 들여 축적해 온 원전 설계·기기·시공·운전 기술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서울대 공대생들이 지난 10일, “정부의 급작스러운 탈원전 정책 추진으로 차세대 원전개발 사업이 위기에 처했다”며, “탈원전 정책은 원자력 공학에 대한 위협이 아닌, 공학 전반에 대한 위협”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것을 정부는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유럽 수출형 원전 ‘EU-APR‘ 표준설계가 유럽사업자 인증 본심사를 통과해 까다로운 유럽시장 수출길이 열렸는데도 이를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 정부의 태도를 보면 원전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말이 미덥지 않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