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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부모에겐 더 두려운 '비상대피소 현실'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입력 : 2017.10.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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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공격이 일어나면 아이 손을 잡고 어디로 대피해야 하나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풍 전 고요(the calm before the storm)'를 언급해 대북 군사행동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며 긴장이 고조된 지난 5일.

일부 온라인 '맘카페'에서는 위기상황에서 아이를 데리고 어디로 가야할지를 묻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동시에 저마다 집 주소를 대며 가까운 비상대피소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미 과거 수십년전부터 북한의 핵개발이 표면화하고 핵 공격 가능성이 제기된 것을 감안하면, '내 집 주변 비상대피소'에 대한 관심이 그동안 얼마나 저조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4살 딸 아이를 둔 기자도 핵 공격이나 전쟁 발발 시나리오를 올해들어서야 머릿속에 그려보기 시작했다. 연일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는 트럼프와 보란듯이 미사일을 쏘아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집 주변에 비상대피소를 찾아보니 이내 불안해졌다. 지은지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는터라 지하주차장이 없는데다, 그나마 가장 안전하다는 지하공간인 지하철역까지는 마을버스를 타고 7분, 걸어서 15분이나 걸리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대피소 근처에도 못 가보고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지하철역에 들어간다해도 핵공격에 따른 생화학 및 방사선 낙진 등을 제대로 막아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사로잡혔다.

12일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감 현장에서도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공대피시설 대부분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인데 이게 과연 대피소로서 기능 수행할지 굉장히 의문"이라며 "특히 최근 만들어진 지하주차장은 창문 없이 오픈돼 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66.7%가 대피소로 지정돼 있는데 위기상황시 대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명수 의원도 "국민불안 해소를 위해 정부가 직접 '정부지원 대피시설 보완 및 필수비치비품 보강'을 위한 현장점검을 나서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대피소 수용인원이 주민등록 인구에 미달하는 읍면동은 1927곳으로 전 국민의 20%에 달하는 1088만2663명은 전쟁시 대피할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얼마전 소설가 한강이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언급한 글을 두고 '감성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바로 국경 너머 북한이 또 핵실험을 할까, 방사능이 누출될까 무섭다'는 우려는 적어도 아이를 둔 부모들에겐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공포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대피소 문제를 대수롭게 여겨서는 안 된다.


[기자수첩]부모에겐 더 두려운 '비상대피소 현실'

이미호
이미호 best@mt.co.kr

정치부(the300), 사회부 교육팀을 거쳐 현재 시청팀에 있습니다. 서울시청과 행정안전부 등을 담당, 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사를 쓰기 위해..오늘도 고군분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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