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가 거품 잡겠다던 괴리율공시…효과는 '글쎄'

증권사 종목 분석보고서(리포트)상 목표주가와 일정 기간 후 실제 주가와의 차이인 '괴리율' 공시제도가 시행된 지 1달째 종목 3개 중 1개꼴로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주가 산정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지만 제도 시행 전과 큰 변화가 없어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붙을 전망이다.

17일 머니투데이가 증권사 3곳 이상 리포트가 있는 코스피·코스닥 종목 317개에 대한 목표주가 평균값과 보고서 발행 당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9월 이후 한 달 동안 종목 103개의 목표주가-실제주가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32.5%로 종목 3개 중 1개꼴이다.

현대건설기계 (51,200원 ▼500 -0.97%)가 목표주가-실제주가 격차가 26.4%에서 7%로 줄어들어 가장 큰 폭의 변화를 보였고 게임빌 (30,050원 ▼800 -2.59%)과 웹젠 (17,200원 ▲440 +2.63%),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 카카오 (48,600원 ▼500 -1.02%) 등이 14~19% 가량 격차가 줄어들었다. 반면 포스코켐텍 (253,500원 ▼5,000 -1.93%)과 LG이노텍 (181,300원 ▼5,300 -2.84%), 도이치모터스 (5,040원 ▼20 -0.40%) 등은 최대 28.5%까지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차이가 벌어졌다.

3달 전인 6월 말에서 제도 시행 전인 8월말 기준으로 목표주가-실제주가 격차를 비교하면, 317곳 가운데 113곳이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괴리율 공시제도 효과로 목표주가 거품이 빠졌다기보단 주식시장 흐름과 분석보고서의 발간 빈도에 따라 실제주가가 목표주가를 따라잡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한달간 주가 격차가 줄어든 종목 103개 가운데 IT(정보기술) 소프트웨어 업종 11개가 포함됐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 등 최근 주가 상승폭이 크거나 화제를 모은 종목들이 이름을 올렸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주도 8종목이 포함됐다.

괴리율 공시제도는 올해 5월 증권사의 리서치 관행 개선방안으로 도입, 9월부터 시행됐다. 이전까지는 괴리율을 그래프로만 표시해 투자자들이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차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던 만큼, 이를 숫자로 표시하겠다는 것이다.

부실한 실적에도 목표주가를 수정하지 않거나 매도의견을 내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제도 도입과정에서 애널리스트 보수산정 기준 명확화와 더불어 증권업계의 볼멘소리가 나왔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제도를 시행할 때부터 효과에 의구심이 있었다"며 "지금과 같은 형태를 유지하는 이상 괴리율이 줄어들기보단 제도가 유명무실해지는 게 빠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주가 격차가 이전과 다르지 않는다는 것은 현장에서 괴리율 공시제도를 신경쓰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제도 시행 목적이 모호하다 보니 공감을 못 얻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보고서의 괴리율은 6개월 이전에 나온 보고서상 목표주가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제도효과는 시행 6개월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코스닥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DMS는 목표주가와 실제주가 차이가 50%에 달해 분석대상 종목 가운데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와 게임빌은 목표주가와 실제주가 격차가 0.1%에 불과해 가장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주가 상승폭이 컸던 카카오와 한미약품은 10일 종가가 목표주가 평균을 6.6%, 3.2% 뛰어넘어 '역전현상'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