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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없고 숲은 있다?..이재용 부회장 2심서 '반격'

(상보)항소심 첫 공판기일…변호인 "대통령 힘 있고 기업 현안 있으면 부정한 청탁 인정되나"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입력 : 2017.10.1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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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열린 서울고법 항소심에 출석중이다./사진=홍봉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열린 서울고법 항소심에 출석중이다./사진=홍봉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2심) 공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원심(1심) 판결에 대한 항소 이유를 중점으로 진행될 2심에서 삼성 측 변호인단은 원심에서의 입장은 유지하되 치밀해진 법적 논리로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특검 논리대로라면 대통령이 사기친 것"=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12일 이 부회장과 전직 삼성그룹 수뇌부들에 대한 2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지난달 28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예고됐듯 프레젠테이션(PT) 형식으로 진행됐다. 특검 측과 변호인단은 이날을 포함해 3차례 공판기일동안 항소 이유에 담긴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PT를 실시한다.

첫 PT의 주요 쟁점은 '부정한 청탁의 존부'다. 부정한 청탁은 이 부회장 등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를 구성한 주요 요건으로 특검 측과 변호인단 모두 물러설 수 없는 대립점이다.

변호인 측은 제3자 뇌물죄를 다룸에 있어 처벌범위가 확대돼 입법 취지가 훼손되지 않기 위해서는 '부정한 청탁'을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활동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대통령에 대한 막연한 선처를 기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유의미할 정도의 구체성 있는 청탁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상균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1심 판결을 살펴보면 청탁의 대상은 물론 청탁의 시점도 특정 못한다"며 "묵시적 청탁이라 하더라도 대가관계에 대한 공여자와 수수자측 의사의 일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심은 삼성 측에 승계작업이라는 현안이 있었다는 것과 (이를 인식하고 뇌물을 수수하기로 마음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내심의 의사만 살피는데 그쳤다"며 "뇌물 수수자 뿐 아니라 공여자의 의사를 충분히 살피지 못했다"고 말했다.

삼성 측은 무죄를 선고받은 미르·K재단 지원사례에서와 마찬가지로 영재센터나 승마지원 역시 공익적 성격과 (요구자인) 대통령의 지위 때문이었다는 점을 거듭 주장했다. 1심과 마찬가지로 (대가라 주장되는) 승계작업조차도 없었다는게 장시간 피력됐고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것이 곧 뇌물로 연결되는 고리가 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단순히) 대통령이 힘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승계현안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부정한 청탁의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묵시적 청탁이 인정되려면 직무행위 특정이 가능해야 하고 당사자간 현안교섭이 어떻게 됐는지 특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대통령으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즉 대가관계에 대한 일치된 의사나 대가관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한 것은 마치 나무는 없는데 숲은 있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비유했다.

장 변호사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 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이 해 준 것은 감사하다는 표시 하나 뿐"이라며 "특검이나 원심 논리대로라면 대통령이 사기를 쳤다는 것으로 밖에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삼성 수뇌부, 한 달 만에 재회…변호인단 "형사재판 본연 벗어나" 우려=이날 항소심 정식 첫 공판이 진행되면서 이 부회장이 한 달 여 만에 법정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8월 말 법정 구속된 삼성 전직 수뇌부들도 출석했으며 오랜만에 재회하게 된 이들 사이에는 담담하면서도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1심 송우철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에 이어 2심에서 변호의 키를 잡은 이인재 대표 변호사는 재판 시작 직후 모두 진술에서 "특검 측이 이번 사건을 국정농단의 본체로 규정하는 것을 보고 (재판이) 형사재판 본연의 틀을 벗어나 비법률적 시각에 의해 재단되지 않을까 우려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심판결을 보면서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인 엄격 해석의 원칙이나 증거재판주의의 여러 원칙이 밀려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부정한 청탁 외에도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수첩의 증거능력을 두고도 공방전이 벌어졌다.

변호인 측은 "안종범 수첩 등은 전문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재 내용이 진실인양 여러 유죄사실이 인정됐다"며 "수첩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수첩에 기재된 내용이 진실이라는 것은 다른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특검 측은 "전문증거 법칙의 적용범위 오해에서 비롯된 주장"이라며 "적용범위가 어디인지 따져 증거능력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

김성은
김성은 gttsw @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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