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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부회장 전격 퇴진 선언…삼성 '세대교체' 신호탄

최고 실적 올린 시점에 자진사퇴 '충격'..고위급에 '자리 연연하지 말라' 메시지 전달 해석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김성은 기자 |입력 : 2017.10.1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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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9월1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산업부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 간담회'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17.9.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9월1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산업부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 간담회'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17.9.18/뉴스1 <저작권자 &#169;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인 권오현 부회장이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삼성 경영진을 대상으로 '세대교체' 바람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내 사장단의 변화는 물론, 다른 삼성 계열사 CEO들도 교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시점에서 권 부회장의 퇴진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 50조원 돌파가 확실시되는 '최고 실적'을 올린 상황에서 CEO가 물러나겠다고 한 것은 현재 상황에 취해 자칫 자만과 관성에 빠질 수 있는 조직 전반에 '충격'을 주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의 CEO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사임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권 부회장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을 할 때라고 믿는다"며 자신의 용퇴가 '세대교체'를 위한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현재의 최고 실적은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은 후배 경영진의 몫이라는 것도 분명히 했다.

이번 권 부회장의 전격 퇴진 선언이 권 부회장의 개인적 판단이기는 하지만, 이번 결정 이전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과거에 삼성전자의 이사회 구성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퇴진의 시기와 절차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눠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사외이사에 글로벌 인사를 영입하려고 했고, 이런 논의 과정에서 권 부회장도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용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이 부회장에게 전달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영어의 몸인 이 부회장과 이번 사퇴와 관련해 최근에 논의한 것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CEO가 본인의 뜻에 따라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지난 2008년 5월 윤종용 부회장 이후 두번째다. 당시 12년 동안 삼성전자 CEO를 맡아왔던 윤 부회장은 삼성 쇄신안 발표로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이 물러나자 동반 퇴진했다.

과거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는 60세 이상 경영진이 한꺼번에 2선으로 물러난 경우도 있다. 권 부회장이 전격적으로 '세대교체' 화두를 던진 이상, 사장단 동반 퇴진 가능성이나 일부 고참 사장들의 퇴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삼성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권 부회장의 이번 발표는 사실상 고위급 임원들에게 '자리에 연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라며 "연말을 앞두고 좋은 실적에 안도했다가 급작스레 거취를 놓고 고민하게 된 임원들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5년 12월 사장단인사와 임원인사를 실시한 이후 약 2년 동안 사장단 인사를 미루고 있다. 임원인사는 지난 5월에서야 실시했지만 규모 면에서 평상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인사만 실시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삼성 내부에서조차 '인사 적체'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지나치게 '장기 집권'하고 있다는 불만도 들린다.

한 재계 관계자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사나 조직개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 2년 만에 삼성 그룹 내 대규모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들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이사 임기가 내년 초 만료되는 삼성전기, 삼성증권, 에스원 등 일부 계열사를 비롯해, 수년 이상 CEO가 바뀌지 않은 계열사들도 변화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세대교체가 본격화될 경우 60년대생 부사장들이 전면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권 부회장의 후임이 누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권 부회장은 내년 3월 말까지 삼성전자의 대표이사, DS(부품)부문장, 이사회 의장 및 멤버,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자리를 동시에 내려놓게 된다.

글로벌 CEO 출신 등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부재'중인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대신 삼성 내부에서 '차세대'를 이끌 리더십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이 부회장과 권 부회장을 제외하면 윤부근 CE부문장(대표이사 사장)과 신종균 IM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이 유일한 사내 이사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권 부회장과 달리, 두 사람의 임기는 2019년 3월로 1년 넘게 남아 있지만 모두 60세가 넘었다.

지난해 말 이 부회장에게 이사회 자리를 넘긴 이상훈 경영지원실장(CFO, 사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DS부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 등 내부 출신이 권 부회장의 지휘봉을 넘겨 받을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에서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가장 잘한다"며 "현실적으로 DS부문 내부 출신이 후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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