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IPO, IT에서 바이오로 '바통터치'

IPO(기업공개) 시장이 하반기 들어 주요 업종의 바통터치가 이뤄진 모습이다. 상반기 시장을 주도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IT가 숨을 고르는 동안 바이오 업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9월 이후 심사예비심사를 청구한 11개 기업 중 4개가 바이오 업종으로 나타났다.

최근 세종메디칼, 엔지켐생명과학, 알리코제약, 제노레이가 잇따라 코스닥 입성을 노크했다. 올해 예비심사청구를 하고 상장까지 완료한 바이오 기업은 앱클론 외에 없을 정도로 IPO 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의 활약은 미미했다.

하반기 IPO 시장은 상반기와 달리 눈에 띄는 주도 업종이 나타나지 않았다. 7월 이후 스크린야구, SI(시스템통합), 항공, 패션, 교통서비스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심사청구에 나선 가운데 최근 들어 바이오가 주도 업종으로 부상했다.

이는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 부문 상장사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7월 코스닥에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는 4분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 13일 종가는 6만2500원으로 공모가(4만1000원)대비 52.4% 상승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어 지난해 상장한 뒤 올해 스타종목으로 급부상한 신라젠 (4,435원 ▼75 -1.66%)도 바이오 공모주 투자 심리 개선에 적지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두 번째로 상장한 바이오 종목인 앱클론 (15,510원 ▲300 +1.97%) 역시 대박 행렬에 가세했다.


앱클론은 수요예측 등 공모 과정에서부터 흥행을 이끌어내며 공모가(1만원)를 밴드 최상단에서 확정했다. 상장 이후에도 최근까지 두 차례를 상한가를 기록하며 지난 13일 2만6350원에 장을 마쳤다. 상장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모주 투자자 수익률은 163.5%에 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공모주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사례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알짜 공모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아졌다"며 "이에 힘입어 상장을 준비중인 바이오 기업이 잇따라 심사청구에 나서는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남은 기간에는 코오롱그룹 계열의 신약회사 티슈진이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받는 바이오 기업으로 새로운 스타종목의 등장에 기대가 모인다.

코넥스 대장주 엔지켐생명과학 (1,722원 ▼38 -2.16%)도 코스닥 이전 상장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코넥스에서만 2000억원을 훌쩍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기업으로, 8조원에 달하는 호중구감소증 시장을 정조준한 신약 개발을 진행중이다.

이 외에 25년 업력의 흑자 제약회사 알리코제약,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강자 메디오젠 등이 연말 공모 절차를 밟은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IPO 담당자는 "바이오 업종의 경우 실적과 상관없이 기술특례 등 다양한 제도를 활용한 상장이 가능하다"며 "최근에는 바이오 사업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효과로 이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