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혁신성장, 대기업도 중요한 축"

머니투데이

워싱턴(미국)=박경담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혁신성장과 관련 "창업·벤처 기업,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도 중요한 축"이라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적었던 대기업에 대한 메시지를 많이 보내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13일(현지시각) 동행취재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기업군별로 접근했을 때 창업·벤처 기업, 중소기업, 대기업이 조화를 이루는 게 혁신성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리는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회의와 IMF(국제통화기금)·WB(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이다.

대기업이 성장의 주체로 언급된 것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기획재정부는 새정부 경제 정책을 설명하면서 '패러다임 전환'을 줄곧 강조했다. 수출주도형, 대기업 중심의 성장 틀을 소득주도 중심으로 확 바꾸겠다는 의미였다.

대기업이 핵심 정책 대상에서 멀어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김 부총리가 '기업의 기를 살리겠다'는 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김 부총리 시선은 주로 창업·중소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머물러왔다.

대기업 정책은 규제 개혁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 정책은 최저임금 인상 같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처럼 재정·세제 지원도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규제개혁 등 제도 측면이 중요하다"며 ""공정경쟁이라는 기반 위에서 대기업이 마음껏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김 부총리는 이르면 다음 달 발표되는 혁신창업 정책 패키지 안에 대기업 대책을 담겠다고 했다. 그는 ""혁신성장은 소득주도 성장으로 늘어난 가처분 소득이 투자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고리'"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시사한 '초과다주택 소유자 보유세 인상'에 대해선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 배제하지 않겠다는 전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가 당초 밝혔던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에서 선회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하면 전혀 살펴보고 있지 않다는 뜻으로 오해를 사는데 기재부는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해 기본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가정에 따라 표현이 다른 것이지 같은 얘기"라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올해 성장률 3.0% 달성과 관련해선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이 의도한 대로 잘 쓰일 수 있도록 하고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 정책으로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3.0%라는 숫자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성장의 질"이라며 "성장의 과실을 골고루 나누고 인적자원을 고도화하는 등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도록 신경 많이 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