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2주차도 지뢰밭 곳곳…원전·공무원 증원 등 불씨

지난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와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청와대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체제 유지 방침을 놓고 여야 법사위 의원들의 논의 끝에 파행됐다. /사진=뉴스1

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가 16일부터 2주차로 들어선다. 과거 보수 정권의 적폐를 들춰내려는 여당과 이에 반발하며 부분적 보이콧 카드까지 내민 여야간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갈등에 1주차부터 이미 일부 상임위가 파행을 겪은 가운데 2주차에도 파행이 예고되는 상임위들이 눈에 띈다.

◇1주차엔 세월호·국정교과서·김이수= 국회는 지난 12~13일 이틀동안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무난히 진행되는 듯 했던 국감이 13일부터 차질을 빚었다.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감에서 이번 정부 출범 직후 시작된 경찰개혁위원회의 인선 문제를 놓고 시대착오적인 '좌파' 논쟁이 벌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여야는 경찰이 제대로 치안을 관리하고 수사 과정에 허점이 없는지를 감독할 시간에 해묵은 진보 보수 논쟁을 벌였다.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국감도 마찬가지였다. 야당이 헌재의 수장으로 '부적격'하다고 규정한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국감에 헌재 대표로 나오자 야당이 국감을 거부했다. 지난 14일에는 이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국회 스스로 만든 국법질서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하자 여야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이전 정부의 과오를 밝혀내려는 여당의 공세와 야당의 저항도 거셌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국감에서는 지난 12일 청와대가 의혹을 제기한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상황 보고 조작 문건이 도마에 올랐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자료 제출에 대해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국감 2주차, 원전·공무원 증원 = 비슷한 장면들이 2주차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오는 16일 법무부 국감은 1주차부터 이어진 여야 갈등에다 강원랜드라는 변수까지 겹친다. 취업 비리에 연루돼 있는 권성동 법사위원장 때문이다. 여당은 지난달에도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강원랜드 취업 비리의 재수사를 촉구하며 권 위원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야당은 문재인정부에서 대선 공약에 따라 추진하는 정책을 견제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탈원전과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등이 주로 갈등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16일 국회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전 관계 기관들을 감사한다. 오는 18일 환경노동위원회의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감사에서는 문재인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야당이 문제삼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위원회는 오는 20일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감사를 진행한다. 여기에서 여당은 자신들의 정책인 공무원 증원을 주장하는 한편 야당은 이를 비판하는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상임위는 문재인 정부가 주타깃이다. 대표적인 상임위가 보건복지위원회다. 복지위는 오는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감사를 진행한다. 살충제 계란, 유해 성분 생리대 문제 등이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경우 류영진 식약처장을 중심으로 문재 인정부의 인사 문제도 언급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