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왕따' 소비재株, 반등 시작되나

연초부터 IT(정보기술), 하반기부터는 IT와 함께 경기민감주가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어오는 동안 철저히 외면 받아온 소비재가 반등 시동을 걸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증권사 3곳 이상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존재하는 193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연초 이후 시가총액 변화율은 한자릿수 증가에 머물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소비재의 경우 연초대비 시가총액은 0.60% 늘었다. 경기관련 소비재 중 미디어·교육과 자동차는 각각 1.77%, 2.29%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IT하드웨어 시가총액은 주가가 급등하면서 100% 넘게 증가했다. IT가전(84.05%)과 IT반도체(44.40%), 에너지(44.00%), IT소프트웨어(25.27%) 등도 시가총액이 크게 불어났다.

그러나 일각에서 경기 변곡점이 근접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비재 주가 반등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필수소비재는 경기사이클의 확장기를 지나 둔화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꼬리를 들기 시작한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지난달 60.8까지 오르며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역사적으로 이 지수는 60을 넘기면 반락하며 미국 경기의 정점을 형성해왔다. 미국 생산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락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제조업 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지금까지의 경기회복 국면에서 시장 수익률을 하회해 왔던 소비재 섹터가 주목을 받는 경향이 있다. 경기회복 말기에는 투자자들이 경기사이클 변화에 덜 민감한 업종에 주목하고, 소비경기가 생산경기에 후행하면서 소비재 모멘텀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 기업 중 10월 이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소비재 기업 4곳도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고 이후로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했다. EPS(주당순이익) 기준 주류회사인 콘스텔레이션 브랜즈가 시장 예상치를 14.35% 웃돌았다. 대형건설업체 렌나(4.95%), 펩시코(4.23%), 코스트코홀세일(2.97%) 등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아울러 원론적으로 소비가 소득의 함수인 만큼 현재 상승하고 있는 미국의 경제활동참가율과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향후 소비 사이클 회복 지속에 긍정적인 요소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2004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인 101.1을 기록하는 등 소비심리도 상당히 양호하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소비재 섹터도 글로벌 업종과 동조화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달러의 반등 이후 이미 소비재에 대한 선취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소비재의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아직 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면서 소비재 섹터에 대한 관심과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것을 제안했다.

컨센서스 상 올 3분기 경기관련소비재 중 자동차 섹터는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7% 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의류·완구(-9.04%), 호텔·레저서비스(-8.96%), 소매·유통(-0.75%)등도 감익이 전망된다. 필수소비재(5.78%), 경기소비재 중 미디어·교육(1.50%)만 증익이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