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통추위 구성 두고 신경전 최고조…논의 무산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바른정당이 16일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통추위)' 구성을 지도부차원에서 공식 논의하기로 했지만, 자강파와 통합파 간의 갈등이 격해지면서 논의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통합파와 자강파는 고성을 주고받는 등 대립각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공방은 공개회의에서 진수희 최고위원이 통합파에 책임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진 최고위원은 통합파를 겨냥 "국민과 언론은 '바른정당이 언제 깨질거냐', '11월13일 예정된 전당대회가 치러질 것이냐', '후보등록 이전에 몇 사람이 나갈 것이냐'에만 관심이 있다"며 "저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고 국민께 부끄럽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무산시키며 11월 초 조기 전당대회를 하자고 주도했던 분들이 이제는 합당파(통합파)라는 이름으로 한국당과 합당 논의를 진전시키는 것은 유감"이라고도 질타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국감대책회의여서 참았는데 제가 한마디 한다"며 "조기 전대를 누가 약속했느냐"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제가 (내년) 1월 중순에 하자고 했는데 당기자고 한 사람이 누구였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진 최고위원은 "껍데기 통합은 제 머리로 이해할 수가 없다"며 "지금은 당장 통합은 껍데기일 뿐 내용상 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또 다른 자강파인 남경필 경기지사도 "바른정당은 분당되면 안 된다. 분당하면 공멸"이라며 "지금 이대로 분당이 되면 보수대통합이 아니라 보수분열이 고착화 된다"고 거들었다.

이처럼 자강파와 통합파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통추위 논의 안건은 이날 회의에서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추위)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며 "(사무총장을 통한 안건 통보 등)최고위 의결을 위한 절차적 과정이 무시됐고 해당 논의가 시기상조라는 지적때문에 연기됐다"고 전했다.

통추위 바른정당 대변인역을 맞고 있는 황영철 의원도 "상황을 지켜보면서 숙성시킬 필요가 있다"며 "주호영 원내대표도 한국당 조치를 통한 혁신의 결과물을 봐가면서 우리의 입장을 정해가자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