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일 미공개 왜? "5일부터 日일정, 8일 中도착"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뉴욕팰리스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7.9.22/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달 아시아 순방은 한미 정상회담 외에 한국에 얼마나 머물지, 다른 4개국서 어떤 일정을 소화할 지도 관심을 모은다. 미국의 태평양 지역 패권, 중국과 관계 등은 국제질서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사안인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립주의 성향의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전통적인 외교통상 관계에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북한을 겨냥한 메시지도 주목된다.
16일 청와대와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으로 25년 만에 국빈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7일 우리나라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국회 연설도 잡았다. 문 대통령이 마련한 공식 환영식, 국빈 만찬 등에 참석하고 양국 군 관계자와도 만난다. 이는 다음달 3~14일, 장장 12일간 진행될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의 일부다.


◇한중일 가운데 한국만 도착날짜 "협의중"=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3일 하와이를 먼저 들러 미 태평양 사령부로부터 보고를 듣는다. 2차세계대전 발발지인 진주만과 진주만 공격으로 희생된 USS 애리조나호를 기리는 추모시설인 USS 애리조나 메모리얼을 찾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첫 방문국인 일본일정을 5일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기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미일 동맹을 논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주선으로 일본인 납북자 가족들과 만남도 갖는다. "5일 일본에서 아시아 일정을 시작한다"는 백악관의 표현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오후 늦게 일본에 도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기간인 7일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리나라 국회에서 연설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국회 연설을 통해 한미 양국의 굳건한 동맹과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북한에 대한 최고수준의 압박에 동참해줄 것을 국제사회에 호소할 계획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8일부터 방문한다. 이날 문 대통령도 동남 아시아 순방을 떠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동을 포함, 경제와 문화를 주제로 한 각종 행사에 참석한다.


눈에 띄는 것은 청와대와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확한 방한 날짜와 출국 날짜를 공지하지 않은 점이다. 백악관은 일본일정은 다음달 5일 시작, 한국에 이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는 날짜는 다음달 8일이라고 각각 못박았다. 이를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도착일은 다음달 6~7일 사이가 유력하다.

청와대는 이같이 발표한 구체적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외교적 고려를 했다는 관측이 첫번째다. 한국, 일본, 중국에 각각 며칠씩 머무는지가 우호와 동맹관계의 '밀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 4일 도착하는 걸 전제로 한국에 6일 온다면 양국에 각각 2박3일씩이지만 한국에 7일 온다면 일본 3박4일, 한국 1박2일이 된다. 상대적으로 한국의 비중이 낮은 것 아니냐는 해석을 가져오므로 꽤 복잡한 문제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도 2박3일을 머문다.

이처럼 '불투명한' 일정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 등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고려 차원이란 관측도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한·미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확한 도착 및 출발 일정을 계속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文 대통령과 나란히 APEC, 아세안 정상회의 잇단 참석=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베트남 다낭에 도착,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양-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비전을 밝히고 미국의 경제번영에 이 지역이 갖는 중요성을 부각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엔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로 이동,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양자 회동을 포함, 베트남 정계 고위인사들을 만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 마지막 방문국인 12일 필리핀을 찾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창설 50주년을 기념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13일에는 미-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미-아세안 관계 40주년을 기념하고 본인만큼이나 예측불허의 정치로 주목받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을 비롯, 복수의 국가와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순방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