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해 화학물질 관리 위한 中企 지원방안 마련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재발방지를 위해 관련 법을 개정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유해 화학물질 관리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8월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 개정안에 발맞춰 중소기업 등 산업계의 제도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산업계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강화된 화평법은 화학물질의 등록제도 대상군을 약 7000여개까지 확대했다. '정보 없이는 시장에 출시할 수 없다(No Data, No Market)'는 원칙에 따라 화학물질의 유해성 자료 확보와 등록책임을 기업에게 부과하는 유럽연합(EU)의 리치(REACH*) 제도를 국내에 도입했다.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고위험 물질의 경우 시장진입 제한 및 사용중단 또는 대체물질 개발을 촉진해 유통량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화학물질 등록은 1톤 이상 모든 물질을 유통량에 따라 순차적으로 등록되도록 체계가 개편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여러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중소기업 등 산업계에서는 유해성 자료 확보와 등록비용의 증가 등으로 등록제도의 이행에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산업계의 부담을 완화하고 제도이행을 독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산업계가 화학물질을 등록할 때 유해성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시험자료를 제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만큼 물질의 유해성에 따라 제출자료를 이원화할 예정이다. 유해성 기준은 유엔(UN)에서 제시한 화학물질 분류·표시기준에 따라 급성독성(구분 1∼4), 발암성(구분 1A, 1B, 2 등) 등으로 구분한다.

유해성 여부가 분류되지 않은 물질에 대해서는 제출자료를 간소화해 유해성을 확인한다. 유해성이 확인된 경우에는 인체 위해성에 대한 자료를 추가로 모두 제출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중소기업 등의 등록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가 직접 7000여개의 등록대상 화학물질 자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물질에 대해서는 신규로 시험자료를 생산해 저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중기부는 재해피해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다품종 소량 화학물질 제조기업에 긴급경영안정자금 지급한다. 종사자가 10인 이하인 화학제조 영세기업에 대한 보증한도 확대 등 보증우대 상품을 보급할 예정이다.

전문인력이 부족한 영세 중소기업의 원활한 화학물질 등록을 위해 컨설팅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화학업계의 수요를 바탕으로 등록 전과정에 대한 묶음(패키지) 지원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민간에서 설치·운영하기에는 경제성이 낮은 인체 흡입독성과 환경유해성 시험시설을 2019년까지 정부에서 직접 설치·운영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수실험실운영기준(GLP) 인증획득 지원을 확대하고, 중기부는 ’연구장비공동활용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이 화학물질을 시험분석할 경우 민간 유해성시험기관의 장비를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관계부처 합동으로 취급물질 관리역량이나 등록제도 이해도가 낮은 중소기업을 상대로 중기부의 중소기업 지원시책 설명회를 활용(’17년 총 282회)해 집중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